제주 관문 국제공항 ‘조폭택시’ 판쳐서야

2015-10-25     제주매일

제주지방경찰청은 모임을 결성하고 다른 택시기사의 영업을 방해한 ‘조폭(組暴)형 택시기사’ 10명을 무더기로 검거하고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제주공항 내 장거리 택시 승강장에서 영업을 독점(獨占)하고 다른 기사들이 장거리 영업에 나서는 것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욕설 및 폭언과 함께 폭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만 7명으로 그 속엔 여성운전자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개인과 법인 택시기사 17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1월 오름동호회를 가장한 모임을 만들고 매달 한차례씩 단합대회를 열어 결속을 다져왔다고 한다. 이들은 공항 내 영업이 끝난 심야 시간대에 장거리 승강장에 택시를 주차시켜 현장을 장악했다. 러닝셔츠 차림으로 도로에서 음식을 차려놓고 먹는 등 위력(威力)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제공항은 국내외 관광객 등 한 해 1000만명 이상이 드나드는 제주의 대표적 관문(關門)이다. 제주에 대한 첫 인상이나 느낌도 이곳에서 결정된다. 그런데도 1년 가까이 무법천지(無法天地)와 같은 행태가 벌어졌다는 것은 그동안 당국이 단속에 손을 놓고 있었음을 뜻한다.

더욱이 이와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인 2012년에도 제주공항 내 ‘조폭 택시’가 사회문제화 됐었다. 당시 이들은 자치경찰관을 골프채로 위협하는 등의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부랴부랴 유관기관이 대책회의까지 열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약효(藥效)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는 이번에 검거된 4명이 2012년 사건에도 연루됐던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제주의 관문인 국제공항의 질서 확립은 지역의 치안상태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다시는 이런 세력이 준동하지 못하도록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