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죽음의 단풍’ 재선충병 백신 효과는
백신 G810 효과 검증 실시
연구팀 “13그루중 10그루 회생”
고사율 30%까지 치료 가능 주장
검증단 “천적 효과 동의 못해”
실험기간 짧아 결론 내리기 곤란
객관적 검증 추진 합의는 성과
소나무 재선충병의 제주도 산림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대안 모색 차원에서 지난 13일 충남대 성창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재선충 천적백신 G810 효과 검증을 위해 2차 현장방문 및 결과 토론회를 본 의원과 공동연구기관 주관으로 개최했다. 지난 5월18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현장검증에는 많은 언론을 비롯, 지난번 검증과정에 참여했던 제주특별자치도 산림휴양정책과와 한라산연구원·환경단체 대표 외에도 산림청 담당팀장과 산림과학연구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검증팀은 한라산CC·해안동·장전초·유수암·고내봉 지역의 G810 투여 감염 소나무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인 뒤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질응응답과 토론을 벌이며 불꽃 튀기는 검증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성창근 교수와 ㈜그린컬텍 등 연구팀은 “천적백신 G810을 투여한 결과 13그루의 소나무 중 10그루는 싱싱하게 살아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ESteya라는 곰팡이균을 재선충 감염 소나무에 투입하면 재선충을 공격, 먹이로 삼기 때문에 항공방제나 사전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연구실험 결과 재선충에 감염 고사율이 약 30%까지 진행된 것까지는 확실히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G810 천적백신을 활용하면 다른 농약성분의 치료제에 비해 2차적 피해가 없으며, 효과도 탁월하다며 천적백신이 소나무재선충의 머리를 공격하는 것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동영상까지 보여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연구팀은 비양도 일대에도 제주도의 협조를 얻어 항공방제를 실시해 결과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미 중국을 비롯해 외국에서도 이 치료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실험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검증에 참여한 산림청과 산림과학연구원은 13그루의 소나무 중 10그루가 살아있다는 주장과 G810 천적백신의 효과에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즉 살아있는 소나무도 이미 투여된 나무주사제 아바메틱의 약효가 남아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또한 천적백신을 항공 살포했을 경우도 적정한 온도 등 조건이 충족돼야 솔수염하늘소에 접할 수 있고, 접한다 하더라도 상상을 초월하는 재선충을 몸에 지니고 있는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침투, 재선충을 공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연구진의 주장을 일축하는 질문공세를 펼쳤다.
도와 환경단체에서도 천적백신 투입과 실험기간이 1년을 넘게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검증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며, 현시점에서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천적백신 G810 현장검증과 질의응답의 과정은 연구성과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진의 진땀나는 설명과 치열한 공방과 험악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이어지는 등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참가했던 KAIST교수의 지적처럼 재선충 방제 전문가들과 관계공무원들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매우 아쉬운 검증의 시간이었다.
그래도 나름 성과는 있었다. 행정은 연구팀에게 천적백신 G810 효과 검증을 위한 실험용 소나무를 얼마든지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산림청 팀장도 연구팀의 상호 신뢰성 제고 노력을 전제로 충분한 검증과 모니터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따라 본 의원 주도하에 빠른 시일 내에 관계 공무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 모두가 합의하고 인정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과 매뉴얼을 만들어 검증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제주에는 이미 1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의 소나무재선충 방재예산이 투입됐고, 100만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베어져 나갔다. 이달 16일부터 내년 8월까지 3차 방제에도 293억원의 예산을 들여 29만 그루의 고사 소나무를 제거하고 중산간 고지대에는 방어막을 치는 선제적 방제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완전히 차단됐다는 소식을 기대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하루빨리 효과 높은 백신개발과 방제전략으로 늘 푸른 소나무들이 ‘죽음의 단풍’으로 물들지 않는 날이 오길 도민들과 함께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