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전 관덕정 ‘상량문’ 발견
“일제 때 장중한 모습 크게 훼손...”
보물 제 322호인 제주시 관덕정 해체 보수과정에서 37년전 작성된 상량문이 발견돼 공개됐다.
제주시는 28일 1969년 작성된‘중수(重修) 상량문(上樑文)'을 공개했다.<사진 designtimesp=21401>
관덕정 지붕 서까래를 해체작업을 벌이던 지난달 26일 관덕정 중심부 상부면에서 발견된 이 상량문은 당시 아크릴 함에 보관돼 있었다.
폭 30㎝, 길이1m 정도의 한지에 작성된 상량문은 그동안 곰팡이와 습기 등의 영향으로 엉켜 붙어 있었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이 상량문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존처리 및 판독을 의뢰, 이날 내용을 공개했다.
상량문에는 "일정하(日政下)의 중수에서는 아깝게도 ○○(해독 불가)익랑(翼廊)이 훼철(毁撤)되고 부식된 연단(椽湍)을 일률로 절거(切去)해서 옥개(玉蓋)를 축소 변형시키는 등 장중하던 관덕정의 옛 모습을 크게 헤쳐 버렸다(일제가 보수작업을 벌이면서 처마 등을 잘라 원래 모습이 크게 훼손됐다는 요지)"며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국비 1205만원을 들여 1969년 5월 복원중수공사에 착공, 상량하게 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제주시는 이 상량문이 부식되지 않도록 약품 처리한 뒤 이번 보수공사 상량문과 함께 같은 위치에 보관할 방침이다.
관덕정은 조선 세종 30년(1448년)에 병사들의 훈련과 무예훈련장으로 창건된 뒤 고종 19년(1882년)까지 10여 차례 개건, 중수되는 과정을 거쳤으며 조선시대 다른 지방의 고건축과는 달리 처마가 긴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강점기인 1924년 관덕정을 보수하면서 주변 도로에 처마가 걸린다는 이유로 15척(454.5㎝)이나 되던 긴 처마의 끝부분을 2척(60.6㎝)이상 잘라버려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