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총 받던 ‘놀이’가 교육으로 뜬다
시도교육감협 ‘어린이 놀이헌장’ 발표 이후 관심
道교육청, 혁신학교 중심 ‘놀이문화’ 접목 방안 고민
전국 교육계가 '놀이'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빼앗았던 즐거움을 되돌려주고 사회성과 창의성을 더불어 키운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놀 권리를 사회가 '권리'로 인정하고, 행정이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사실상 금기시 돼 온 '놀이'가 공론화의 바람을 탄 것은, 지난 5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보다 앞서서는 대전시교육청이 지난 1학기 초등학교 146교를 대상으로 하루 50분 이상의 놀이활동시간을 확보해주는 놀이통합교육을 전격 실시했고, 서울시교육청은 '놀이밥, 하루 100분 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놀이 교육'이 점차 곳곳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강원도교육청이 강원도형 놀이정책 '친구야 놀자' 운영에 들어갔다. 순천시교육청은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의 저자 편해문씨를 팀장으로 전담팀을 꾸려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놀기좋은 놀이터를 만드는 '기적의 놀이터'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제1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15~2019)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내 중앙부처와 지자체, 교육청, 비영리단체가 공동으로 '놀 권리 헌장'을 선포하고, 내년에는 헌장을 토대로 놀이시간과 놀이공간의 확보 방안, 연령대별 적합한 놀이 개발 및 보급 등을 담은 1차 놀이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교육청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제주형 혁신학교(다혼디 배움학교)의 교육과정에 놀이문화를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제주도교육청 소속 제주교육정책연구소는 중간놀이시간을 도입한 학교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반응과 교육적 효과를 연내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이들은 놀기 위해 규칙을 짜고 지키는 과정에서 협약과 협동의 이치를 익힌다"며 "놀이는 사회생활의 요소를 재미있게 배우는 교육"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교육 현장에서부터 계속 나오고 있었다"며 "혁신학교에서부터 놀이문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어린이 정책에서 중기계획을 수립하고, 놀이를 장려하는 국가차원의 헌장을 제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입시가 중요시 되는 공교육의 틀 속에 놀이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안고 녹아들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