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모기 ‘극성’···잠 못드는 가을밤

2015-09-30     김동은 기자

회사원 김모(32·제주시 도남동)씨는 최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팔과 다리는 물론 얼굴에까지도 모기에 물려 연신 긁어댈 수밖에 없다.

김씨는 “한 여름에도 집에서 잘 보이지 않던 모기가 최근 부쩍 늘어났다”며 “잠을 자다가도 모기 때문에 몸을 뒤척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불평을 털어놨다.

주부 진모(40·여·제주시 노형동)씨도 “며칠 전부터 아이가 자꾸 모기에 물려서 집안 곳곳에 전자 모기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에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때 아닌 모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민들이 밤잠을 설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30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평균 모기 채집 수는 57마리로, 둘째 주 34마리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격적인 찜통 더위가 시작된 7월 셋째 주 67마리, 넷째 주 74마리, 8월 첫째 주 21마리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이처럼 최근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잦은 비 날씨 등으로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물웅덩이가 곳곳에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낮은 덥고 아침·저녁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집 안으로 들어오려는 모기가 많아진 것도 모기에 물리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뒤늦게 모기향을 피우는가 하면 살충제와 모기장 등 모기 퇴치용품을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도내 한 마트의 경우 살충제 판매량이 10~15% 가량 증가하는 등 시민들이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철 비 날씨로 인해 주춤했던 방역 활동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현재 제주보건소에는 하루 평균 5건 이상의 방역을 요청하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보건소는 소독차량 5대를 이용해 하천과 하수구, 복개천, 공원 등을 돌며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방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보건소 관계자는 “비가 내리면서 모기들이 일제히 산란을 해 모기 개체 수가 갑자기 늘어났다”며 “최근 방역을 요청하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소독차량 1대는 민원 접수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