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엔 고졸자 몇명이나 근무하나”

제주여상총동창회, 일반계고 전환 제외 항의 방문
“고졸취업 늘고 있는 추세” 도교육청 입장에 반박

2015-09-30     문정임 기자

"취업률이라는 숫자의 마법에 속지 말고 여상 졸업생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주세요."

제주도교육청이 평준화지역(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모색중인 가운데 모교의 일반계고 전환을 주장하는 제주여상총동창회(회장 강익자) 회원들이 30일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했다.

앞서 지난 21일 도교육청이 일반계고 전환을 검토중인 학교 명단에서 제주여상을 제외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동창회 회원들은 특성화고 졸업자를 낮게 보는 사회적 인식과 급여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을 학교 전환을 주장하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고졸취업이 서서히 늘고 있고 도내 특성화고 가운데 제주여상의 취업률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기술직을 사무직보다 낮게 보는 풍토를 감안할 때 특성화고에 자녀를 보낼 부모는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단에 서는 교사들의 시선부터 다르다고 주장했다. 교사 스스로 특성화고를 쉬러 가는 곳으로 생각하거나 인문계고 학생들보다 부족한 학생으로 보는 선입견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영택 교육국장은 최근의 대학 진학률 감소 추세를 들어 도내·외 교육현장에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설명했다. 도교육청을 비롯해 정부와 전국 지자체 및 대학, 기관에서 고졸 및 특성화고 졸업생을 우대하는 전형이 늘어나고 있는 근래의 경향도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자 동창회원들은 누리기 어려운 혜택이라고 반박했다.

"입사생을 겨냥한 대학 수시 전형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은행(일터)에서 퇴근을 안 시켜주는데 어떻게 대학을 가느냐"며 현실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고졸취업을 권하는 교육청 조직부터 고졸자가 몇명되지 않는다"고도 꼬집었다.

이어 "취업률 26%라는 숫자의 마법에 속지 말고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직한 곳에서의 삶이 어떤 지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동창회 측의 주장은 이해하지만 교육정책을 짜는 입장에서는 큰 틀을 볼 수 밖에 없다"며 "분명한 것은 사회가 대학 일변도에서 점차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고 교육청에서도 이런 변화에 대비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