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계속 증가하는 청정제주

2015-09-29     김 경 모

소각용쓰레기 자원화 방안 절실
수거용기 디자인 개선도 바람직

21세기 지구촌 어느 곳이나 환경이 최대의 화두다. 제주와 스웨덴도 환경을 중요시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과 실천하는 정책을 살펴보면 너무나도 대조(對照)적이다.

스웨덴은 국민 행복의 조건 1순위로 환경을 꼽는다. 편히 쉴 수 있는 땅과 마실 물이 없다면, 돈과 명예도 모두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 의식 속에 쓰레기 무단 투기는 2년간 100여명이 벌금(약 13만원)을 내는 수준에 불과하고, 쓰레기가 쌓여 불쾌한 인상을 남기는 곳 또한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제주 도민들의 환경 인식은 스웨덴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쓰레기가 보인다는 점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쓰레기 불법투기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2012년 388건 3064만원에서 2014년 689건 5456만원으로 늘었다. 불과 2년새 건수와 금액이 8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적발 건수와 금액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도민의식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는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한 ‘2030 카본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도내 차량들도 2030년까지 모두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도내 전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2030년까지 해상풍력과 육상풍력·태양광 사업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의 경우 풍력발전이나 태양광 발전 등의 친환경적발전에 대한 기술이 충분히 확보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각방식의 발전을 병행하고 있다. 체계화된 분리수거 시스템으로 모인 쓰레기를 바이오에너지로 변환,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는 스웨덴은 자국의 쓰레기가 모자라 수입을 하기도 한다. 99%의 생활쓰레기를 소각, 에너지로 만들고 나머지 1% 미만의 폐기물만을 매립하는 수준이다.

정책의 방향성 때문인지 제주도의 재활용쓰레기와 생활쓰레기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봉개동매립장에 반입되는 재활용쓰레기는 2012년 5717t에서 지난해 9013t으로 늘어났다. 악취 민원과 함께 가연성쓰레기와 혼합 배출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탄소를 없애는 정책을 펴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제주시는 공공디자인자문회와 함께 수거용기 디자인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바른 쓰레기 분리수거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이고자 함이다. 쓰레기의 출발점인 가정에서부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여 쓰레기의 자원화, 재활용 극대화, 매립 최소화 등 환경 보존에 동참하고자 하는 정책의 시작이다.

수거용기 분석 작업을 선행하고, 이를 토대로 수거용기 디자인 콘셉트를 정할 것을 제안한다. 수거함을 내용물에 따라 크게 몇 가지로 분류할 것인지를 정하고, 세부적으로 몇 개의 수거함이 필요한지 나열해 보는 것을 예로 들어 본다.

우선 재활용품과 일반쓰레기·폐기물·음식물로 크게 구분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활용품은 종이·유리·금속·플라스틱·형광등·금속·섬유·폐건전지 등으로, 일반쓰레기는 소각용과 매립용으로, 폐기물은 소형과 대형으로, 음식물은 가정용과 영업용으로 세분화했다고 가정할 때 수거함의 분류 항목과 수거함의 수가 정해져 컬러나 문구·레이아웃 등을 합리적으로 구상할 수가 있다.

이처럼 분석 작업이 디테일(detail)하게 이루어졌을 때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비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upgrade)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recycling) 되는 재활용 쓰레기의 활용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적어도 분리수거함을 가득 채운 페트병과 비닐봉지 등이 날아다니고 발길에 차이는 일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