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급성장염 등 실체 파악 못한 채 ‘봉합’

2004-05-26     정흥남 기자

연례적으로 제주를 찾았던 타지방 수학 여행단 등 단체 여행객들이 급성 장염 등 ‘유사 식중독’ 증세로 홍역을 치르는 일이 잇따르고 있으나 이에 따른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되고 있다.

이들 수학여행 학생들에게 유사 식중독 증세 등을 일으키고 있는 병원균 발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원인규명 작업이 겉돌아 재발 방치책 수립 역시 ‘깨끗하고 청결한 식생활’ 등 원론적 입장에 맴돌고 있다.

제주시 보건소는 25일 지난 20일 전북 완산외국어정보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집단으로 나타났던 ‘급성장염’과 관련, “학생들의 가검물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에게서 이질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주시 보건소는 또 이와 관련, “현재 여러 가지 식중독 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특정하게 규명된 것은 없다”면서 “완산 외국어정보고 수학 여행단 학생들의 집단 급성장염의 경우 이들을 장염으로까지 몰고 갔던 병원균을 찾아내기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시보건소의 이 같은 입장을 토대로 할 때 올 들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첫 수학 여행단 집단 질병인 완산 외국어정보고 학생들의 급성 장염 유발균을 찾아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가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에 앞서 20일 새벽1시 40분께 제주시 일도 2동 소재 D호텔에 투숙 중이던 전북 완산외국어정보고등학교 학생 34명이 복통과 구토 및 설사 등 급성장염‘ 증세를 보여 제주시 중앙병원과 제주대 병원 및 한국병원 등 3개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았다.

한편 제주지역에서는 지난해의 경우에도 타지방 수학여행 학생들이 집단으로 ‘급성 장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건이 2~3차례 발생했으나 그 때마다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 됐다.

제주시 보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타지방 수학여행 학생들이 제주지역에서 집단으로 급성 장염 등의 증세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 학생로 부터 채취한 가검물을 분석, ‘장염 등의 증세를 초래한 병원균’을 찾아 내기가 어렵다”면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장염증세를 보일 경우 조사기관(보건소)은 가검물을 분석,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균과 이질균 및 시중에 널리 보편적으로 알려진 10개 내외의 식중독 균 감염여부를 일차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식중독을 야기하는 세균만 하더라도 수십 개 종류에 이르러 이들 균을 모두 조사, ‘원인균’을 찾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