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시 취지 못 살린 제주대
모집인원만 소폭 증가 했을 뿐
고교 내신성적 위주 선발 여전
다양한 인재 발굴 등 방안 미흡
제주대학교의 2016학년도 수시모집 정원이 올해도 30%대를 벗어나지 못 했다. 선발 방식도 고교 내신성적 일색으로 단조롭게 짜였다.
다양한 각도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수시모집의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제주대학교, 일선 고교 등에 따르면 제주대의 2016학년도 수시모집 선발 비율은 34.3%다.
2014학년도 30.8%, 2015학년도 30.2%에서 올해 소폭 상승했지만 2016학년도 전국 4년제 수시 선발비중 67.4%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이다.
성적 일색의 선발 방식도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려는 근래의 공교육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대의 2016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을 보면, 실기 위주의 일부 과(산업디자인학부, 체육학과, 미술학과, 음악학과)와 재직자 전형(야간 행정학과, 야간 경영학과)를 제외한 모든 모집단위가 학생부 교과를 100% 일괄합산해 선발하고 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으로만 입학 적합자를 가려낸다는 말이다.
당초 수시모집이 지원 전공에 대한 학생들의 노력 정도와 성적 외 다른 특기, 인성을 두루 반영해 선발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음을 상기하면, 제주대가 전국적인 대입 기조에 발맞추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앞서 대입을 관장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선발 비중을 69.9%(24만8669명)까지로 확대하고, 2018학년도에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방침과도 대조된다.
특히 제주대는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초등교육과의 수시 전형을 100% 학생부 교과 선발로 전환, 교과 외 평가 요소 반영을 제한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올해도 개선하지 않았다. 제주대의 방식대로라면 성적만 좋으면 인성과 관계된 여타의 문제를 일으켰던 학생이라도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도외에서는 교직에 대한 사명감과 품성, 공동체 의식 등이 교사직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면서 학생부(교과+비교과)와 함께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을 반영하는 교육대학이 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 내용'에 대한 기술이 들어 가기 때문에 예비 교사로서 지원자의 소신을 대학이 판단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엔 제주지역 30개 고교 교장단(고교 교장 자율장학연구회)이 허향진 제주대 총장을 만나 제주대 수시비율 확대와 수능 최저기준 완화 등을 요청했으나 올해 대입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도내 한 고교 진학담당교사는 "대학은 지역의 산업 구조와 향후 추세, 초·중·고 공교육의 흐름까지 두루 입시에 반영해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발굴, 육성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제주대는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인재 발굴에 성의없이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