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서 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

남편이 원장인 아내·자녀 2명 살해 후 자살 추정
사건 현장에서 유서 발견···경찰, 내일 부검 실시

2015-09-21     김동은 기자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남편이 아내와 자녀 2명을 살해한 후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1일 제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8분께 제주시 외도1동 모 어린이집에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출근한 여교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남편 고모(52)씨는 건물 3층 난간에서 목을 매 2층 계단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2층 가정집에서는 어린이집 원장 양모(40·여)씨가 침실에서, 중학생 아들(14)과 초등학생 딸(11)은 흉기에 찔려 이불이 덮어진 채로 각자의 방에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남편 고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잘 떠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와 양씨는 4년 전 재혼한 부부 사이로, 최근 가정 불화를 겪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 나오고 있다. 숨진 자녀들은 양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고씨는 어린이집 차량 등을 운전하면서 운영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씨가 아내 양씨,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흉기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을 감식한 김항년 제주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었고, 범행 도구가 집 안에서 발견됐다”며 “남편이 수면제를 먹이거나 아내와 아이들이 저항한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지만 필체가 선명하지 않아 감정이 필요하다”며 “수사를 통해 정확한 범행 동기와 시기 등을 밝혀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