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논란 불거진 ‘고교체제개편 용역’

2015-09-10     제주매일

제주도교육청의 ‘고교체제개편 용역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과 관련 도의회 교육위원회가 ‘부실(不實)’ 판정을 내렸다. 한 마디로 구체성과 현실성이 결여된 안(案)이란 것이다.

 지난 9일 열린 교육위원회에서 쟁점이 된 것은 ‘특성화고 경쟁력 강화 방안’이었다. 포문은 홍경희 의원(새누리당)이 먼저 열었다.

 서귀산업과학고에 항공정비과를 설치하는 안에 대해 홍 의원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인천의 정석항공고(한진그룹 계열)를 방문했을 때 취업이 너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 “과연 제주에서 항공정비과가 전망이 있겠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홍 의원은 작심(作心)한 듯 “예체능고도 특수강사가 30명 이상 있는 대원예고처럼 운영할 자신이 있을 때 거론하라”고 몰아붙였다. 취업이 안 되는 특성화고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더 현실적인 대안도 주문했다. 전국 특성화고의 실상(實相)을 제대로 짚지 못한 용역에 대한 질타였다.

 손유원 의원도 거들고 나섰다. 손 의원은 제주형 마이스터고 육성안과 관련 “취업률 보장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용역진은 지역균형인재육성법 등을 근거로 지역인재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동 법은 선언적 규정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영택 도교육청 교육국장은 “이번 고교체제 개편은 도내 30개고 모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짜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제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학교가 동시에 경쟁력을 갖출 수는 없다. ‘선택(選擇)과 집중(集中)’이 없는 경쟁력 강화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