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콜레스테롤’ 44년 만에 누명을 벗다

2015-09-09     김재호

미 식생활지침자문위 연구 결과
계란 콜레스테롤 인체 무해
1961년 ‘성인병 주범’ 지목

노른자 메치오닌 해독·항암효과
계란 저열량 천연종합영양제
건강 챙기고 농가 도움 일석이조

최근 미국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는 ‘계란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콜레스테롤 함유도가 높은 음식에 대한 경고를 폐지했다. 미국 심장협회가 1961년 제정한 뒤 44년 동안 계속됐던 ‘계란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을 비롯한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의 연구결과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계란이나 새우·바닷가재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혈관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거나 심장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름진 고기나 버터와 같은 포화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적당하게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즉 건강한 사람은 계란 노른자를 비롯한 콜레스테롤이 든 음식을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계란은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 D, 치매를 예방하는 콜린, 노화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루테인 등이 함유돼 있다”면서 “계란에 함유된 레시틴은 오히려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문현경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계란은 값싼 육류 대체식품으로 영양상태가 불량하기 쉬운 노인, 저소득층, 임신부, 영유아, 다이어트 중인 사람, 양질의 단백질이 필요한 간질환·신장질환자에게 훌륭한 영양공급원”이라는 설명이다.

계란 콜레스테롤 보다 문제는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산이다. 과자·튀김·가공육류·케이크·마가린 등의 잦거나 많은 섭취는 심장 질환 위험을 훨씬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 한다.

아울러 ‘소리 없는 살인자’로 알려졌던 콜레스테롤은 심장병 원인이 아니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더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는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란 책에서 “의사들은 콜레스테롤 치료에 쓰이는 스타틴계 약들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의 ‘마케팅’에 속아 환자들에게 약을 투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나트라 박사는 “콜레스테롤은 세포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인체 내 모든 물질의 뼈대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은 에스트로겐·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과 비타민D, 담즙 산의 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약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너무 낮추면 인지 및 기억 장애를 초래, 의 소통에 문제가 생기게 되며 면역력을 약화시켜 각종 감염성 질환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 등의 성호르몬 원료가 콜레스테롤인데 이것을 줄이면 자연히 성기능도 약화된다고 강조했다.

그 때 그 시절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 새벽, 계란을 반숙으로 삶아 먹으면 인지 능력이 좋아져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연탄불에 끓는 물속에 계란 2~3개 집어넣고 기다리던 그 때의 기억들이 새롭다.

계란 노른자에 듬뿍 들어 있는 메치오닌은 해독 작용 외에도 피로 회복과 항암 효과, 혈압 강하 효과도 갖추고 있다. 또한 시력 보호 성분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녹색 채소보다 6배 많이 들어 있고, 리보플라빈·비타민12·비타민K·셀레늄·칼슘·칼륨·철 등도 함유하고 있다. 결국 계란은 열량이 73㎉에 불과한 저열량 식품으로 해 장기간 먹어도 부작용이 없는 천연 종합 영양제인 셈이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로 키운 청정 제주 계란 30개 가격이 국수 한 그릇 값도 안 된다. 양계농가에겐 다소 미안한 일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정말 감사하고 신비한 일이다.

계란 식초 절임인 초란은 동맥경화·고혈압·심근경색의 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되고 임산부에게 더 없이 좋은 칼슘 보조제다. 천연종합영양제, 계란 섭취로 건강을 챙기면서 양계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