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정부 동의 없이 해군기지 사용 가능”

정욱식 대표 강정 평화컨퍼런스서 주장

2015-09-09     고권봉 기자

미군이 한국 정부의 사전 동의 없이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를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8일 강정 성프란시스코 평화센터에서 열린 제2회 강정 평화컨퍼런스에서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군사전략과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정 대표는 “미국 해군 데이비드 서치타의 제주해군기지 동북아의 전략적 합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가장 큰 위협을 받을 당사자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나왔다”며 “중국은 미국 항공모함 전대로부터 봉쇄와 고립, 공격당할 수 있다는 전략적 두려움으로 제주해군기지를 위협으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표는 “제주해군기지의 미군기지 사용 가능성의 경우 한미상호방위조약 등에 따라 한국 정부의 사용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법적 의무가 없다”며 “해군은 미군의 제주해군기지 기항 가능성을 인정하고 어느 나라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강정 평화컨퍼런스에서는 알뜨르 비행장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찬식 제주문화유산연구원장은 ‘알뜨르 비행장의 과거와 현재’ 소모임 주제발표문을 통해 “알뜨르 비행장은 제주도 차원을 넘어 세계 전쟁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비행장 건설 과정에서 도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민간인까지 동원돼 굶주림에 시달리며 혹독한 노동을 했던 일제 침략전쟁의 실상과 함께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역사평화교육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장은 “알뜨르 비행장 일대 등록문화재 군사시설을 포함한 제주도에 남겨진 태평양 전쟁 시기 유산은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평화유산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고려해야 한다”며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일본군 시설 등과 연계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제2회 강정 평화컨퍼런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4·3평화공원 등지에서 제주 평화순례와 함께 소모임별 구상, 계획 정리, 종합토론 등을 추진, 컨퍼런스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