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했던 감귤산업 구조 혁신

2015-09-08     제주매일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 제주도의 ‘감귤산업 구조 혁신’이 바로 그렇다. 소리만  요란했을 뿐 결국 전과 다름 없이 원점으로 회귀(回歸)했다.

7일 열린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는 2015년산 노지감귤 가공용 수매를 전년과 큰 변동 없게  결정했다.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데다 농가 혼선 등의 이유로 전년과 거의 동일하게 수매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올해산 감귤부턴 상품 규격 기준도 기존 7단계(2~8번과)에서 5단계(2S·S·M·L·2L)로 바뀐다. 이 가운데 가공용 수매는 2S(49~53㎜)미만·2L(67~70㎜)초과, 2S~2L 사이 결점과(缺點果)로 결정됐다. 당초 제주도는 가공용 수매 범위를 ‘상품규격 내 결점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같은 규격을 적용할 경우 올해산 가공용 감귤은 총 11만9000여t이 될 것이라고 출하연합회는 예측했다. 또 도내 가공업체 능력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처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회의에선 일부 조합장들이 정책 혼선(混線)과 관련 날선 비판도 쏟아냈다. “가공용 규격 결정권한도 없으면서 섣부른 정책 발표로 농가 혼란만 불러왔다”고 지적한 것. 현 조례에 의하면 가공용 감귤 규격 결정은 출하연합회에서 하도록 되어 있다. 소통(疏通)이 없는 일방적인 정책 발표로 인해 제주도로선 ‘게도 우럭도 다 잃는’ 우를 범한 꼴이 됐다.

감귤출하연합회 전체회의에서 쟁점이 된 것은 극조생 감귤 출하시기였다. 대다수 농협 조합장들은 추석 전 극조생 감귤이 출하될 경우 하우스감귤 가격과 품질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출하일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유통업계에서는 출하일을 정하면 홍수 출하 문제와 극조생에 이은 조생감귤 출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갑론을박(甲論乙駁) 끝에 극조생 출하시기는 오는 10월 5일로 결정됐다.

한편 감귤관측조사위원회는 올해 노지감귤 생산량을 53만9000t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57만1000t보다 5.6% 가량 줄어든 것으로, 감귤 가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