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꽃에 대한 경의
김현숙 열두번째 개인전 11~16일 문예회관
꽃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는 한국화가 김현숙씨가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두번째 개인전을 연다.
2012년 개인전 '봄날, 꽃에 노닐다' 이후 3년만이다. 그 사이 제주도립미술관 관장직(2012~2014)을 맡으면서 작업실에서 잠시 멀어져있었다.
이번 주제는 '나름대로 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싯구처럼 가만히 있으면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이름모를 꽃들을 화폭에 담았다.
장미나 백합같은 화려한 이름은 없지만 자기 자리에서 자기 대로의 모양과 색으로 피고 지는 풀꽃들에 대해 경의의 의미를 넣었다. 이는 자연의 무상한 이치와 인간사의 외로움도 함께 의미하는 것이리라.
김현숙씨는 "입추와 말복이 다 지난 요즈음에야 매미소리를 들었다"며 "올 여름 처음 운 것도 아닐텐데 내 마음이 분주하고 산만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2년의 '외도'로 무뎌진 감각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어느 때보다 설렌다"고도 전했다.
이번 작업에서도 배면(背面)을 이용하기 편한 2합이나 3합의 장지를 사용했다. 앞면의 붓질을 그대로 뒤까지 전하는 홑지와 달리, 겹지는 더러는 물감을 숨기고 더러는 드러내기에 표현에 재미가 크다. 화초의 경계를 목탄과 파스텔, 콘테로 문질러 부드러운 질감을 내고 분채(粉彩)를 섞어 농(濃)을 더했다. 전시장에는 10호에서 120호까지의작품 30점이 내걸린다.
김 씨는 제주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원을 졸업했다. 제주도립미술관장,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