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벌써 잊었나” 또다시 ‘바다 참변’
출항신고 승선원 명부 불확실…실종자 파악 제대로 안돼
낚시 관리 법 따라 구명조끼 전원 착용해야 하지만 미이행
배 45척·항공기 동원·잠수요원 41명 투입 등 광범위 수색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향하다 통신이 끊겼던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6일 오후 6시까지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3명은 구조됐다.
해경은 해군 함정과 민간 어선 등의 도움을 받아 사고 해역에 대한 수색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승선 인원(승선명부 22명)이 확인되지 않아 현재 몇 명이 실종 상태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생존자의 증언 등에 따르면 승선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안전의식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 높은 파도에 전복 추정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전 2시께 해남 남성항에서 출항, 2시간 뒤인 오전 3시 59분께 추자도 신양항에 도착했다. 이어 낚시를 한 뒤 오후 7시께 남성항으로 돌아가려 신양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각 추자항(상추자)에서 남성항으로 출항한 다른 낚시어선 돌고래 1호는 해상 기상이 좋지 않자 오후 7시 50분께 추자항으로 다시 뱃머리를 돌렸다. 이후 돌고래호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닫지 않자, 오후 8시 40분께 제주해경 추자안전센터에 통신 두절사실을 신고했다.
추자안전센터는 오후 9시 3분께 제주해경 상황센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돌고래호의 마지막 위치와 탑승객 휴대전화의 최종 발신 위치 등을 파악, 일대 해역 수색에 나섰다.
생존자 김모씨는 “돌고래호는 양식장 줄에 걸려 엔진이 정지되면서 급격히 전복됐고, 전복과정에서 선장이 선내 대기 중인 승객들에게 탈출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 정확한 실종자 수 확인도 안돼
돌고래호 승선자 가운데 현재 생존자돌고래호 승선자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3명, 사망자는 10명이다. 생존자 3명은 뒤집힌 배 위에 있다가 인근을 지나던 어선에 구조됐다.
이들은 해경 헬기로 제주 한라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돌고래호 탑승 인원이 정확하지 않아 실종자가 몇 명인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돌고래호가 출항신고하며 제출한 승선원 명부에는 22명이 기록돼 있지만, 이 중 13명은 승선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4명은 승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생존자 중 1명도 승선원 명부에 기록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사고 후 한참이 지나도록 선박 승선인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승선원 관리 체계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 구명조끼 등 안전 문제 제기
이와 함께 발견된 승선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입지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전의식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제29조에 따르면 낚시어선업자는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경우’ 낚시 어선에 승선한 승객 등 승선자 전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승객이 이를 거부하면 선장은 승객의 승선을 거부할 수도 있다.
생존자 이모씨는 “전복된 배에 선장을 포함해 구명조끼가 없는 사람 6명이 매달려 있었다”며 “비가 와서 구명조끼가 축축해 승객 대부분이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대부분 승객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 광범위 수색 작업 박차
한편 해경과 해군 등은 추자도 주변해역에 투입돼 생존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이날 현지에는 해경 함정 30척과 해군 함정 6척, 어업지도선 2척, 민간어선 37척 등 배 75척이 투입됐으며, 항공기도 5대가 동원됐다.
또 중앙특수구조단과 특수기동대, 122구조대 등 잠수요원도 투입돼 수중 수색을 벌였다.
해경은 지금까지 발견된 시신이 추자도 주변 해역 곳곳에서 발견됨에 따라 추자도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을 벌일 계획이다.
● 사고수습대책본부 설치
해양수산부는 돌고래호 사고와 관련 이날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종합상황실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해경이 사고 접수를 알려오자 해수부가 자체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위기관리 매뉴얼상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사고수습본부를 소집한 것이다.
본부장은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며, 어업자원정책관이 총괄반장을 맡았다.
제주도 역시 권영수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제주자치도 사고 수습지원본부를 설치, 사고수습을 위한 총력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추자면에 사고수습 현지지원반을 설치, 사망자에 대한 시신운구 지원과 구조자에 대한 이송활동 및 환자 진료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