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매력 도민에 알릴 것”
인터뷰 / 국악 공연 ‘홍랑가’
소리꾼 이원경·연출자 이치민
‘제주판 춘향이’라 불리는 홍윤애. 그는 사랑하는 남자인 조정철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불사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먼훗날 추모 문학제, 무용, 책 등을 통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국악으로도 재탄생해 눈길을 끈다. 지난 29~30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 ‘홍랑가’는 홍윤애가 조정철의 아기를 출생하고, 죽기 전까지 75일간의 이야기를 다뤘다. 홍윤애를 연기한 이원경씨는 제주 출신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소리꾼 이원경(27)씨와 연출자 이치민(30)씨를 지난 30일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만났다. 13살에 판소리를 시작한 이씨는 15살에 완창을 하면서, ‘도내 최연소 완창 보유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리허설을 구경해보니, 왜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는지 짐작이 됐다.
치민씨는 “판소리는 가까이에서 접해야 매력을 느낄수 있다”며 “때문에 대극장이 아닌, 숨소리 하나하나 까지 들을 수 있는 소극장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경씨는 제주도에 온 게 꼭 1년만이라고 했다. 작년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여러 소리꾼들과 작품을 선보였는데, 혼자 출연하는 제주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원경씨는 “부모님이 제주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꼭 국악으로 선보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우연히 접하게 된 홍윤애와 조정철의 사랑 이야기는, 날 한순간에 매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경씨는 “홍윤애가 고문에 못 이겨 사망하면서,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난다”며 “그럼에도 현대인에게 ‘사랑은 이런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소개했다.
연출가 치민씨가 꼽은 원경씨의 큰 장점은 무엇일까. 치민씨는 망설임도 없이 “뛰어난 집중력”이라고 했다.
치민씨는 “혼자 공연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흩어지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며 “원경씨는 판소리가 아니어도, 다른 연기도 잘할 것 같다”며 웃었다.
원경씨는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자청비, 설문대 할망 등 제주 1만8000여 신을 주제로 판소리를 하고 싶다”며 “아직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제주도민에게, 많이 알려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