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군수인 사람'

2005-06-23     제주타임스

신철주 북제주군수가 지난 11일 자택에서 쓰러져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가 22일 낮 유명을 달리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우리가 고(故) 신 군수를 추모하는 이유는 마을 이(里) 서기로 출발하여 민선 3선의 군수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인은 공직생활 40여 년 동안 올곧은 자세로 어느 한편에 휩쓸림이 없이 공명정대하게 공무를 수행해 왔을 뿐 아니라 개인이나 가정, 또는 사회적으로 청렴한 생활로 일관해 공직사회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타계소식이 전해지자 북제주 군민은 물론 많은 도민들이 비통해 하고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음은 그가 남긴 발자취가 얼마나 크고 그가 떠난 자리가 얼마나 텅 비었는지를 잘 말해 준다.
도내 많은 인사들이 고인은 굉장히 소탈하지만 사리가 분명하고 판단이 누구보다도 확실했으며 뛰어난 지도력과 추진력으로 북제주군을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고의 군으로 만들었다면서 아쉬워하는 것도 그의 발자취가 뛰어났기 때문일 터이다.

북제주군 한림읍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4년 공직에 첫 발을 내 디딘 이후 제주도 공보관과 지역경제국장, 내무국장 등을 역임했고 1994 년 10월 제30대 관선 북제주 군수에 취임한 이후 31대 민선 1기부터 3기까지 세 차례나 내리 당선돼 10년 8개 월 동안 북제주군수로 재임한 도내 최장수 자치단체장으로 기록돼 왔다. 그래서 그를 “직업이 군수인 사람”이란 대명사로 부르기도 했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시대의 ‘정말 괜찮은 사람’하나를 잃었다. 지역사회의 현안이 산적해 있고 넘어야 할 산도 많은 이 격변기에 신 군수와 같은 인재를 잃었다는 것은 도민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삼가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잘 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