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새겨왔던 부모님! 이제 만날 수 있어요
JDC 다문화가정 부모초청 사업
결혼이주여성 “정말 꿈이 현실로”
고향을 떠나 갖가지 사연으로 결혼을 통해 이국만리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들! 이들에게 고향의 부모님은 가슴으로만 새기는 막연한 그리움이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부모님들을 한국으로 초청, 자신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게 누구나의 꿈일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현재 도내 거주 결혼이주자는 혼인귀화자를 포함, 2918명으로 전년비 8.2%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998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857명·필리핀 397명·일본 161명·캄보디아 80명 등이다. 이들 중 전체의 69.7%인 2035명이 제주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귀포시는 883명으로 30.3%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주민 자녀는 총 2817명으로 이중 결혼이주자의 자녀는 2575명으로 조사됐다. 제주 지역도 점점 다문화사회화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우리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하며 지역의 문화다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가족문제 및 정체성 혼란, 빈곤의 악순환, 언어 및 문화의 다름으로 인한 차별, 타향살이에 대한 외로움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들을 위해 우리 정부 및 민간에서는 갖가지 지원 사업을 통해 한국사회 조기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마찬가지로 각종 교육 및 프로그램 운영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이들의 타국에서의 외로움 및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자 몇 년 전부터 여러 공기관 및 기업체에서 모국방문 사업을 진행,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향의 친정 부모를 제주에 초청하는 사업은 전무했다. 때마침 제주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들이 오랫동안 보지 못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제주에서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이 시작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도내에선 처음으로 결혼이주여성 친정부모 초청 사업인 ‘JDC와 함께하는 러브 인 제주(Love in Jeju)’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에 5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가정 중 친정과 교류가 없었던 10개 가정을 선정, 친정 부모님을 제주로 초청해 그리운 가족 간 만남을 주선한다. JDC는 이를 위한 항공료와 국내 체류비는 물론 제주문화체험 프로그램 등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이달말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있는데 다문화가정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다문화가정은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064-745-1141)와 양 행정시 이주민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후 JDC는 오는 10월 중 결혼이주여성 10개 가정의 부모님 20명을 초청할 예정이다.
어떤 대상자는 꼭 부모님을 초청해 자신의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외할머니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간절함을 호소하고 있다. ‘JDC와 함께하는 러브인 제주’ 사업이 어려운 여건으로 고국 방문이나 친정 부모를 초청하기 힘든 다문화가정에게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하루 빨리 대상자들이 선정돼 기쁨으로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다.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되는 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부모초청 사업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가족애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제주도민으로서의 자긍심 고취 및 평화의 섬으로서의 제주 이미지를 제고하는 기회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국만리 떨어져 오랫동안 가슴으로만 막연히 새겨왔던 친정 부모님과의 하루빨리 상봉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다문화가정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해 준 JDC 김한욱 이사장님 이하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마음은 있어도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때문에 친정 부모를 만나기 힘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결혼이주여성들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정말 고맙고 소중한 프로젝트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