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외관도 예뻐야 한다”
도교육청 주최 원도심학교 활성화 교장단 회의
“교육 질만 높인다고 학생 오나” 개선 한 목소리
지속적 지원정책·학급당 학생 수 완화 등도 제안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원도심 공동화 학교들이 학교 외관 개선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원도심학교 활성화를 위해 26일 도교육청 본관 4층 제2회의실에서 개최한 원도심 초교 학교장 협의회에서는 시설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광양초 양인자 교장은 "도교육청에 페인트 칠을 요청했더니 학교 리모델링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예쁜 학교가 돼야 학생들도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 교장은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교운영경상비를 줄여 개별적으로 도색을 하려고 했지만 작은 학교이다보니 경상비를 줄여도 얼마 남지 않아 손을 못 대고 있다"고 호소했다.
남초 김재필 교장과 북초 임정렬 교장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김재필 교장은 "이미 많은 학교들이 자율학교 지정이나 자체 특색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의 질은 끌어올린 상태"라며 "하지만 외관이 초라하면 프로그램이 좋다한들 누가 오겠느냐"고 토로했다.
김 교장은 "2700명에 달했던 학생 수가 203명으로 대폭 줄어 매년 신입생 수를 걱정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발명 등 남다른 프로그램을 의욕있게 진행하고 전국 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보이는 부분이 어두우니 교육 프로그램을 아무리 자랑해도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체육관도 없고 도내 학교 중 유일하게 흙 운동장인데다 페인트가 다 벗겨진 이 곳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임정렬 교장도 시설 보수 우선 지원을 주장했다.
임 교장은 "원도심 학교들은 대부분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건물이 낡고 노후한 곳이 많다"며 "원도심 학교에 대해서는 다른 학교에 우선해 시설 개선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날 교장단은 도교육청의 원도심 학교 지원 정책이 '지속성'을 띄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교장단은 "학생수 감소가 선호 거주지 이전, 인구 재배치 등 사회 변화상과 연관돼 있는 만큼 어떤 정책을 시작하든 매년 연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장단은 또, 학급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 완화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대폭 낮춰줄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학생 수가 많아야 정상이라고 보는 전제에 문제가 있다는 다소 이색적인 주장도 나왔다.
서귀중앙초 강태근 교장은 "학생이 적어야 교육여건은 오히려 좋다"며 "오히려 학생이 2000~3000명씩 있을 때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교장은 "폐교 위기가 아니라면 원도심 학생 수 감소는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단편적인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보려 해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원도심 공동화 학교의 기준 먼저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회의는 공동화 현상을 겪는 원도심 학교에 대해 도교육청이 교당 2000만원 내외의 계속 사업을 발굴, 지원하기에 앞서 교장단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했다.
회의에는 광양초, 일도초, 한천초, 북초, 남초, 서귀포초, 서귀중앙초, 서귀서초 교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