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해사인력 양성 메카로

2015-08-24     박순철

제주의 역사·삶의 터전 ‘바다’

해사고 전환으로 해양 신성장 기대


며칠 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도내 수산계열 고교인 성산고등학교를 국립 해사고등학교로 전환해주도록 해양수산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 건의문은 도교육감의 명의로 제출됐지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을 선두로 주민과 동문회는 물론 많은 제주도민의 서명으로 모두의 성원과 염원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는 ‘바다’가 제주의 역사이며 삶의 터전이다.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도 해양산업육성종합계획을 수립해 해양관광·레저스포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영어교육도시 등 국제적인 영어교육 기반이 구축된 점도 해양인력 양성지로서 이점이 된다.

 지금은 바다에 주목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물동량의 99%가 해상 및 항만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해양물류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국가기간 산업이다. 특히 외국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특성상 해상을 통한 물동량 수송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해운물류산업에 필요한 인력양성과 공급은 국가주도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크루즈산업의 활성화와 해양레저·스포츠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한 인력 육성이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해양 인력 양성 수요는 많으나 전국적으로 해사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 항해사, 기관사 등 해기사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 해사고는 부산, 인천 두 곳이 전부다. 현행 해사고등학교는 상선에 승선하는 해기사 배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해양관광, 레저·스포츠 및 크루즈산업의 활성화에 대비한 다양한 해사 인력 양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또한, 현 정부의 해양관련 주요 국정과제 중 해양 신성장 동력 창출과 체계적 해양관리, 물류·해양·교통체계 선진화, 청년일자리 창출 등의 실현을 위해서도 국립 해사고 추가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부의 해양관련 주요 정책실현의 핵심지역이 바로 제주이다. 정부의 해양 신성장산업의 하나인 크루즈산업의 육성 정책에서 제주도를 크루즈 모항지로 개발해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으며, 또한 제주도는 낚시 관광 등 해양관광 사업의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지역적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양성 교육기관의 설립이다. 국가적으로 제주도에 해사인력 양성기관 설립을 결정해도 막대한 설립 예산을 일시에 투자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도민들은 학교부지 확보 및 건축비, 실습기자재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해사고 신설보다는 기존 학교시설·설비, 실습기자재 등 기본 설비가 구축돼 있는 제주도내 성산고등학교를 국립 해사고로 전환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읍면학교인 성산고등학교를 정체성이 또렷한 해사고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도교육청은 물론, 정부가 향후 지속 추진할 특성화고 확대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

이번 정부 건의와 관련해 도교육청이 한국해양수산연구원에 의뢰한 ‘해사인력 육성에 따른 국립 해사고 설립 검토 연구 용역’에서도 향후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양관광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출 경우 제주 성산고의 국립 해사고 전환에 타당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용역진은 우리나라에서 오는 2020년이면 해기사 1만1636명, 크루즈 업계 종사자 3만4000여명, 해양관광레저·스포츠 분야 인력 2만여 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용역진은 또, 4급 해기사를 양성하는 인천·부산 해사고와 달리 5급 해기사 면허와 해양관광·레저·크루즈에 필요한 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하면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주도교육청의 방향도 이와 같다. 

모든 도민들이 소원하고 있다. 성산고가 국립 해사고로 전환돼 미래 해양관광산업을 이끌 차세대 인재들이 이곳 제주에서 활발히 육성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