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뒤의 지휘자  ‘무대감독’

서울 예술의전당서 활약 제주 출신 이수미씨

2015-08-19     박수진 기자

‘요망진’ 새내기 입사 4개월만에 실전 투입
     오충식 무대팀장 “섬세하고 열정도 대단”

 

1년 365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진행되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이 열릴 때마다 무대감독은 늘 고민을 한다. 공연에 가장 기본이 되는 ‘무대세팅’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말이다. 무대감독은 공연을 주관하는 기획사와 연주자의 요구, 그리고 이들을 조율하는 역할까지 다양하다.

예술의전당에는 무대감독으로 부임한 지 이제 막 8개월이 조금 지난 새내기가 있다. 제주출신이자 현재 막내 무대감독인 이수미씨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씨와 그의 직속 선배인, 오충식 무대팀장을 지난 주말 만났다.

이씨는 학창시절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작곡을 공부하다, 공고가 나면서 예술의전당에 입사하게 됐다.

이씨는 “예술의전당에 공연을 보러 올 때마다, 이 공간에는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 궁금했다”며 “합격은 정말 행운이었다. 누구에게나 예술의전당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 무대감독이 아니더라도 도전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말로 참 요망진 것 같다. 입사 4개월만에, 세계 3개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공연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RCO는 베토벤 교향곡 9곡 전곡을 4일간 공연했다”며 “이들과 4일 동안 교류하며 연주회를 준비했다는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순간”이라고 기억을 회상했다.

이씨의 잠재력(?)을 한 눈에 알아본 오충식씨 등은 그를 RCO 공연에 투입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오씨는 “작은 일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기록하는 등 아주 섬세하고, 어린나이에도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앞으로 여성 무대감독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씨는 ‘클래식의 계절’이라 불리는 10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가장 기대된다고 했다.

이씨는 “이 팀은, RCO와 함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손꼽힌다”며 “무대감독이라는 신분을 잊고, 너무 공연에 매료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며 웃었다.

제주에는 무대감독과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오씨에게, 이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오씨는 “유투브에 ‘mucishall sac’을 검색하면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공연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며 “이 동영상이 무대감독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말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