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조금 낮추면 누구나 가능”
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42>
김한영 제일냉동 대표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이 보입니다.”
수산물 유통업체 제일냉동 김한영 대표(60)의 ‘나눔 노하우’다.
김 대표는 서귀포시 성산읍복지위원협의체 위원장을 겸하면서 관내 복지사각지대 발굴, 봉사활동 등 지역 나눔 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또 2006년부터 불우이웃 성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추진하는 착한가게에 가입(1097호)해 매달 수익의 일부를 기탁하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출신의 김 대표는 졸업 직후 뱃일에 뛰어든 ‘바다 사나이’였다. 그는 이후 1989년 제일냉동을 창립,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15년 동안 원양어선도 타서 고기도 잡아보고, 일반 선박에서 항해도 해보는 등 젊은 날을 바다와 함께했다”며 “그 당시 누구나 그랬겠지만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그저 외화를 벌어서 나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생각 뿐 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가 ‘나눔’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종교생활을 하면서다. 1997년 그는 평소 다니던 성당에서 봉사단체를 만들자 종교생활의 일환으로 가입했다.
김 대표는 “처음 경험한 봉사활동에는 애로사항이 정말 많았다”며 “전문성을 갖춘 봉사단원과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금전적인 지원마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김 대표는 수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노하우를 익혔다. 그리고 2004년 성산읍에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이 생기면서 복지관을 돕게 되고, 복지관 자체 봉사 동호회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회장 까지 역임했다.
김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데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라며 “복지사각지대 발굴은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평생의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효율적인 봉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어느 지역에나 사회복지기관, 봉사단체 등이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 효율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며 “냉장고도 작은 가정에 겨울만 되면 김치만 수 십통씩 배달되는 것이 그 예”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눈높이를 조금만이라도 낮춘다면 어려운 이웃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이 점만 충분히 인지한다면 누구나 ‘나눔’을 시작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