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이후 兩極化된 제주관광

2015-08-13     제주매일

올해 들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13일 800만명을 돌파(突破)했다. 이는 역대 최단기간 돌파시점인 지난해 8월 29일과 비교할 때 16일이나 앞당겨진 기록이다. 특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러나 관광객 현황을 분석하면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양극화(兩極化)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국인이 643만 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21.1% 감소한 150만 여명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집계는 메르스 사태 이전까지 포함됐다. 따라서 메르스 이후만 생각하면 제주를 찾은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더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

내국인 관광객 급증세(急增勢) 이면에는 여러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항공좌석난(難)  해소다. 그동안 내국인의 경우 제주관광을 하려 해도 좌석이 없어 상당수가 불발에 그쳤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47.5%가 국내선을 이용한 탓이다. 또 국내 대도시를 대상으로 제주관광 홍보마케팅에 주력한 것도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외국인 관광객은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直擊彈)을 맞았다. 특히 제주관광의 ‘큰 손’이었던 중국 수요가 한꺼번에 끊기면서 전체 외래시장이 휘청이게 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빈 자리’가 너무 컸던 것이다.

이로 인해 관광업종 간에도 희비(喜悲)가 교차했다. 내국인이 주고객인 렌터카업계는 메르스가 진정된 후 호황을 누린 반면 전세버스 및 호텔업계 등은 아직도 ‘울상’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제주관광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좋은 교훈을 얻었다. 그 첫 번째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적(國籍)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국인 수요 확대를 위해 제주공항의 슬롯 등 수용능력을 대폭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도 절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제주관광에 미치는 ‘손익(損益)계산서’를 정확하게 작성하고 반면교사로 삼는 일이다. 그래야만 향후 발생할 새로운 관광환경 변화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