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무슬림 시장을 준비하자
상당수 국가 무슬림 관광객 배려
제주 기도시설·음식 개선 등 과제
여행을 떠나면 누구나 맛있는 음식, 흥미로운 즐길거리를 찾는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먹고 즐기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인생을 위한 에너지다. 여기에 이국땅에서 느끼는 이방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더한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제주를 찾는 무슬림 관광객들은 제주를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가 실시한 ‘제주 방문 무슬림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우 만족한다’는 의견이 14.6%에 불과했다. 단 하루를 방문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여행이 돼야 하는 것이 다시 찾는 제주, 오래 머물고 싶은 제주를 만드는 일이므로 만족도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함을 느낀다.
항목별 만족도 조사 결과 5점 만점에 기도시설은 1.75점, 음식은 2.91점에 불과했다. 특히 ‘기도시설’에 대해서는 응답자 10명 중 9명이 불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의 첫 이미지인 제주국제공항에는 기도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이고, 관광숙박시설 가운데 단 4개소(무슬림 전용 기도시설 2개소)만이 기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벨기에 브뤼셀 공항, 미국 덴버공항과 JF케네디 공항, 인도 뱅갈로르 공항, 러시아 도모데도보 공항, 독일 뮌헨공항 등이 무슬림 전용 기도실을 갖추고 있다. 비무슬림 국가에서도 타 문화권 관광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사카 간사이공항 내에는 16개 레스토랑이 돼지고기·알코올을 제외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고, 할랄 인증 우동레스토랑 및 기도실을 운영하고 있다. 비무슬림 국가인 태국도 방콕 수바르나부미 공항에 적절한 세정시설을 갖춘 기도실 등을 갖추고 있어 최고의 무슬림 친화공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음식에 대한 높은 불만족도 고민해야할 대목이다. 종교적으로도 적합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선구이(33.3%)와 삼계탕(29.9%) 정도였다. 25.2%에 달하는 무슬림 관광객들은 ‘없다’고 응답해 도내 무슬림들이 즐길 만한 음식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도관광협회는 이와 관련,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무슬림 친화 메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무슬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도내 외식업체들이 제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유도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외식업체 2개소를 선정, 컨설팅을 지원하고 ㈔제주이슬람문화센터와 함께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으로 지정한 바 있다. ‘여행시 돼지고기를 취급하더라도 닭·생선·채소 요리가 있으면 괜찮다’는 의견이 69.1%에 달하는 조사결과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에 대한 확약이 이뤄진다면 할랄 친화 레스토랑 지정에 대해 까다로운 잣대(무슬림 고용, 돼지고기나 알코올 비취급 등)를 들이대기보다는 무슬림들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확대하는 측면에서 보다 많은 할랄 친화 레스토랑 발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무슬림 관광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에 소비지출 규모가 큰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에서 관광객을 유치, 향후 제주가 단일시장으로는 최대 규모(전세계 23% 인구)의 거대 잠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슬림 관광객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맞춤형 환대 인프라,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배려가 필요한 무슬림 관광객들이 여행 중에도 율법에 정해진 생활양식을 유지할 수 있는 ‘시설’이 조성될 때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과 준비는 머지않은 시기에 ‘무슬림 친화 관광 목적지’로서 제주가 각인되고 관광제주의 블루오션 시장으로 자리매김 하리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