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동·저임금’ 떠나는 요양보호사

도내요양원 운영 실태점검(5)
도내 1만4952명 등록 불구 근무 3250명 그쳐 ‘구인난’
요양시설 서비스 향상 위해 행정지원 등 처우개선 시급

2015-08-09     박민호 기자

도내 노인요양시설의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선 저임금 중노동에 시달리는 요양보호사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노인서비스의 현장의 요양보호사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씻기고, 먹이고, 청소하는 일이 일상이다. 요양원 입소노인 중 상당수가 치매를 앓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대·소변 처리도 요양보호사들의 몫이다.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부족하다면 단 하루도 견디기 어려운 업무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노인복지현장에선 요양보호사들의 강도 높은 업무와 낮은 임금으로 복지 현장을 떠나면서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A 요양원의 경우 입소 정원은 200명이지만 요양보호사 부족으로 입소노인은 16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리가 있어도 돌봐줄 요양보호사가 없어 입소 대기일은 하염없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요양원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은 책임감과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다른 요양원에 비해 임금도 많이 주는 편이지만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요양원의 신규 요양보호사의 임금은 172만원(수당 등 제외). 일선 요양원보다 3~40만원 높은 수준이지만 일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이들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저임금 중노동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요양보호사 업무보다 다른 일을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국요양사협회가 집계한 전국 시도별 요양보호사 현황(2014년6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 요양보호사는 모두 121만2598명. 이중 제주지역은 1만4952명이 등록됐다. 하지만 실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는 3252명(전국 27만9472명)에 그쳤다. 결국 도내 요양보호사 중 21.7%만이 현장 근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대부분의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150만원 내외의 저임금을 받기 때문에 이직률이 높을 실정”이라며 “때문에 업계에선 ‘감귤철이 되면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어려워 진다’는 우스게 소리도 나온다. 떠난 이들을 복지현장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선 제주지역에 맞는 제도 보완과 행정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