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가다

제주지질연구소 제주지질탐사대 백두산 답사기<1>

2015-08-09     조미영

(사)제주지질연구소(소장 강순석)의 제주지질탐사대가 뜻있는 나들이에 나섰다. 한반도의 최고봉(最高峰) 백두산답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한 번은 올라가 보고 싶은 곳이기에 주저없이 따라 나섰다. 더구나 7~8월의 백두산은 산행을 하기에 최적의 시기다. 또한 최근 네팔 대지진에서 보듯이 땅속 지각 판의 움직임들이 심상치 않다. 백두산 역시 언젠가 터져버린다면 지금의 모습을 다신 볼 수 없게 된다. 기회가 될 때 잡아야 한다.

아무리 교통·통신이 발달해도 자연재해에 의해 혹은 정치적 상황에 의해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과거 중동여행을 계획하다가 이란 이라크 전쟁으로무산된 적이 있는데 이후 그곳의 수많은 유적들이 폐허가 되는 모습을 뉴스로 접하며 애통해 했던 경험이 있다. 다신 이런 시행착오를 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산적한 일들을 미루면서까지 과감히 여행 가방을 싸맸다.

반도의 끝 섬 제주를 출발해 부산을 경유, 중국 길림성장춘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나라의 제일 꼭대기인 백두산이지만 우리가 그 곳을 가기 위해선 중국을 거쳐 가야 한다. 백두산의 지리적 위치는 중국의 길림성과 북한의 량강도에 걸쳐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접근 경로는 중국을 통한 쪽과 서쪽의 등산로뿐 이다. 북한에서 올라가는 남쪽과 동쪽의 경로는 분단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안타깝지만, 3시간여의 장거리 비행과 4~5시간의 버스를 타고서야 백두산 언저리에 도착할 수 있다. 더구나 백두산이 아닌 장백산이라는 푯말 앞에 다다르고 겪는 심리적 거리감은 더욱 멀다잠시 우리의 역사를 거슬러 보게 된다. 70년 전 광복의기쁨 뒤 찾아온 두 동강 난 국토의 분단 앞에 지금의 우린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백두산은 한라산과 비견되는 자연과학적 의미 외에 사회문화적 의미도 크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나의 백두산 탐방은 여러 과제들을 짊어지고 떠나는 길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