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모기 실종
땀이 많아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리는 회사원 김모(32·제주시 도남동)씨는 푹푹 찌는 열대야 현상에도 요즘 잠자리가 편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귓가에 앵앵거리던 모깃 소리가 최근 잘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모기 없는 여름을 나기 위해 사놨던 모기약도 거의 안쓰고 있다.
김씨는 “지긋지긋한 모기에서 해방된 것 같다”며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지만 다행히 모기가 활동을 덜해 그나마 잠을 자고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기승을 부리던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가 자취를 감췄다.
4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평균 모기 채집 수는 74마리로, 둘째 주 140마리 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특히 지난달 셋째 주에는 67마리의 모기가 채집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424마리와 비교했을 때 6배 이상 감소했다.
예년 같으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급증하지만 올해는 오히려 모기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장마가 끝나고 연일 가마솥 더위가 지속되면서 모기 유충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보건소 뿐만 아니라 자생단체로 구성된 주민자율방제단의 지속적인 방역 활동도 모기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다음달부터 모기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기록적인 무더위 등으로 인해 모기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달 첫째 주 모기 채집 수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