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네 만들기
사라져버린 제주의 초가집
원색 페인트의 일률적 마을들
제주만의 특색 찾아야할 때
건축물들 잘 모이면 관광명소
국내외 성공사례 벤치마킹
제주 섬 전체를 테마 랜드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많은 것들 중에 초가집이 있다.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형성하고 돌담 쌓은 올레를 통해 마당으로 진입하면 ‘안거리’ ‘밖거리’로 이뤄진 정든 고향집의 모습이다. 마을을 구성하던 그 많던 초가집들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벗겨지고 슬레이트지붕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제는 민속촌에 가서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제주도는 어느 마을이든 동네의 특색 없이 원색의 페인트로 보수해 거주하고 있다. 물론 초가지붕보다 유지 관리가 편리할 수 있겠지만 아름다운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할 시기라 판단된다. 국내외 마을의 성공사례를 제주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지역민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더불어 관광제주의 또 다른 명물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조그만 소도시 카멜시티에선 건축물을 신축하려면 마을 자치위원회에서 건축물의 외관이나 색상을 결정해 제시한다. 그래서 그림 속의 아름다운 동화마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마을을 보려고 매년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덴마크의 풍차주택, 스위스의 전통주택 등도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국내의 경우 파주시는 출판단지 주변에 ‘헤이리 예술인 마을’을 조성, 지역민들이 직접 거주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여 상권을 활성화해 부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상도 남해군도 주변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독일테마마을을 조성,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건축물 하나 하나가 모여 마을을 이루고, 특색 있는 관광명소로 탈바꿈, 지역주민들의 수익증대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관광명소와 지역거주민의 이해관계를 모두 만족시키는 마을 만들기를 해야만 진정한 아름다운 마을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현재 제주에서도 이러한 사업들이 많이 진행되는 것 같다. 그러나 마을단위 보다는 동호인 주택이라든가 일부 유명인들의 테마주택 만들기, 해외 거대자본의 종속화 등 지역민들이 소외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 각 마을 고유의 특색보다는 경제성과 개인적 취향에 따라 이뤄지는 양상이다. 이에 기존 관광명소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민들 또한 화합할 수 있는 마을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제주도 전체를 권역별로 지정된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재정비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활성화방안으론 첫째 기존 문화유산이 위치한 지역, 예를 들어 성읍민속마을과 같은 경우 성내의 마을은 전통방식으로 보존,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성 밖의 취락마을은 기존문화재에 맞는 테마를 설정해 조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기존의 관광명소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올레길 주변의 마을들은 올레길 성격에 맞춰서 이야기를 만들고,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각 마을만의 특색을 설정,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많은 전입자들이 주택을 개축하거나 신축할 때 그 틀 내에서 건축하도록 인센티브방식을 도입한다면 독특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가 가능할 것이다.
셋째로 중산간의 취락마을들은 마을단위의 개발주체를 선정, 그 지역만의 고유문화를 발현할 수 있도록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테마마을을 조성,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주도만의 고유한 독특한 문화를 지속적으로 개발, 섬 전체가 이야기가 살아있는 테마 랜드가 되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제주도의 낭만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찾는다. 섬의 모든 곳을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켜 다시 찾고 싶고,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거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으로 영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개발 사업으로 야기되는 갈등과 대립은 외지에서 고향제주를 바라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갈등에 대한 슬기로운 해법은 큰 것 보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그 시발점은 우리 마을 아름답게 만들기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