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도의회가 2차 폭격”
도내업계 홍보·마케팅 추경 60억 삭감 의회 성토
“메르스 위기 극복위한 마케팅 계획 모두 물거품”
제주도의회가 메르스 관련 제주관광 홍보·마케팅 예산 60억원을 삭감한 데 대해 제주관광공사가 자체 예산을 긴급투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관광마케팅 삭감을 두고 관광업계에서는 메르스에 이은 2차폭격이나 다름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추가경정 예산 삭감에 대응해 긴급예산 19억2800만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제주관광공사는 기존에 편성된 자체예산, 경상전출금, 관광진흥기금 53억1400만원 중 9억2800만원을 재조정하고, 자체 예산 10억원을 추가 편성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이를 △중·일·아세안 파워블로거, 언론매체 초청 팸투어 △중국 유력 포털사이트 연계 제주관광 프로모션 △항공사·한국관광공사 등 유관기관 공동 프로모션 △해외 현지 세일즈·프로모션 △직항인센티브 등에 투입키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제주도에 관광진흥기금을 긴급 요청하기로 했지만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날 오전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제주관광마케팅협의회 회의에서는 도의회의 예산 삭감에 대한 불만이 줄을 이었다.
협의회 위원장인 김두흥 제주도관광협회 국제여행업 제1분과위원장은 “예산 삭감으로 지금까지 논의한 마케팅 계획이 다 물거품이 됐다”며 “예산삭감 사태는 메르스에 이은 2차폭격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며 업계의 불만과 실망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그동안 논의 됐던 내용이 도의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집행부에 대한 안일한 대처도 문제 삼은 뒤 “마케팅은 시기가 중요하다.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조속히 정상화시켜놓지 않으면 제주관광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인철 위원(제주도관광협회 국내여행업분과 위원장)도 “제주도는 메르스가 터졌을 때 무슨 정책을 내놨느냐”며 “직원들을 휴가보내고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구 하나 우리들 의견을 듣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위원들은 현실적인 업계 어려움을 외면하고 삭감결정을 내린 도의회 행태에 날선 비판을 내놓았지만 삭감 예산이 너무 커, 관광진흥기금 지원 요청 외에는 뾰족한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결국 메르스 사태로 위기에 놓인 외래시장에 대한 정책지원 의지가 한계를 드러내며, 다른 예산을 찾아 메우는 식의 임시변통 방법밖에 내놓을 수 없는 현실에 관광시장의 근심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제2회 추경에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외국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해외홍보 마케팅 예산 60억원을 반영하고, 제주관광공사로 전출시켜 집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의회에서 산출내역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결국 예산 반영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