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제주의 여름밤

열대야에 도심 피서지로 발길
탑동·도두 오래물 등 인산인해
심야 영화 예매율도 증가 추세

2015-07-30     김동은 기자

최근 제주지역에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도심 주요 피서지에는 밤늦게까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열대야 현상이 발생한 29일 오후 11시 도심 대표적 피서지인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밤 늦은 시간에도 바람을 쐬며 산책을 하는가 하면 돗자리를 깔고 야식을 먹거나 잠을 청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또 인라인 스케이트·자전거를 타거나 농구·족구·배드민턴 등으로 땀을 흘리며 더위를 이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과 함께 탑동광장을 찾은 강모(43·제주시 용담동)씨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잠을 설치기 일쑤”라며 “집이 가깝다 보니 잠을 못 이룰 때는 탑동광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용담레포츠공원에도 늦은 밤까지 가족·친구들과 함께 무더위를 피해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구워 먹으며 피서를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제주시 도두동에 있는 노천탕인 ‘오래물’도 가족 단위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모(32·제주시 도남동)씨는 “열대야로 인해 밤에 잠도 오지 않고 숨이 막힐 정도”라며 “가족들과 함께 나와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야가 이용객 증가에 한 몫을 하면서 오래물 이용객은 평일에는 500명, 주말에는 900여 명에 달할 정도다.

그런가 하면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되고 있는 제주별빛누리공원에는 29일 828명이 방문하는 등 최근 하루 평균 700명 이상이 찾고 있다.

제주별빛누리공원 관계자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가족 동반 관람객과 연인들의 야간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며 “매년 이맘때면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지역 극장가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영화관에서 심야 영화를 감상하려는 관객들이 늘어나 열대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도내 한 영화관 관계자는 “평일 심야 영화 상영 때 빈 좌석이 30석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며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심야 영화 예매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은 30일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 북부지역에 폭염경보를, 제주 동부와 서부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와 함께 밤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인 열대야는 지난 22일 올 들어 처음 발생한 이후 8일째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