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초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2015-07-28     제주매일

삼별초는 고종 17년(1230) 개경에서 야별초라는 이름으로 설치된 후 1273년 제주도에서 패몰할 때까지 44년 동안 고려 항몽전쟁의 핵심 주도 세력이었던 군사정치 집단이다. 1270년 개경으로 환도한 고려 정부를 반대해 강화도에서 봉기한 삼별초는 진도(1270년6월~1271년5월)와 제주도(1270년11월~1273년6월)를 거점으로 항전했다. 이에 따라 진도 용장성, 제주도 항파두성과 환해장성 등 관련 유적들이 남게 됐다.

강화도성은 중성 일부만 발굴조사 됐고 내성 내부의 대궐 터에 대한 발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진도용장성은 55동의 대궐 건물군의 내성이 확인됐다. 제주 항파두성은 현재 내성의 13동 건물군과 외부 망대 3동이 확인됐다. 현재도 진도 용장성과 제주항파두성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사)제주학회와 (재)제주고고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로 전국학술대회가 개최됐다. ‘강화·진도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제주 삼별초의 대몽항쟁’이라는 주제로 나뉘어 유적지 발굴성과 등 여러 관련 주제 발표들이 이어졌다. 이후 열띤 토론이 이뤄져 ‘고려 해양 삼별초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토대 연구의 진행 제안에 모두가 찬동했다.

‘고려 해양 삼별초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토대 연구의 제안 내용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우선 현 시점은 강화·진도·제주를 잇는 세계문화유산지정을 통해 해양역사·문화 관광자원 및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존 및 활용의 필요성을 타진해야 할 시기다. 한국에서 해양의 섬을 잇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연구는 최초이며, 이는 앞으로 한국~일본~몽골을 잇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연구로 확대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양수산부 7대 전략과제 중 하나인 ‘국민생활 속의 해양공간 창출’ 전략에 적절히 부합되기도 한다. 현재 3개 섬지역의 삼별초유적은 발굴조사 및 다양한 조사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연구들을 통합해 세계적 연구로 승화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토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3개 섬지역의 전문 해양문화사 연구진의 협력체를 형성하고 ‘고려해양삼별초연구회’를 구성, 공동 연구 활동이 진행돼야 한다. 이 연구회는 광역적 연구 네트워크로,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적 연구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삼별초 관련 국내외학술대회의 지속적 개최, 이를 통한 홍보와 1989년 결연한 지자체 간의 협력관계 부활 및 활성화 추진, 3지자체 각 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타당성 조사가 실시돼야 할 것이다. 차후 이 연구의 외연을 확대, 고려 대몽항쟁을 통한 몽골~한국~일본으로 연결하는 세계사적 연구도 진행돼야 할 것이다.

윤용혁 교수(공주대)는 삼별초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추진을 위해서는 학술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 삼별초유적의 문화유산으로서의 ‘진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삼별초유적의 보편적 의미의 가치 부여와 축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여타 관련 문화유산의 지정 추이를 관찰,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안을 제기할 적절한 시점은 고려 건국 1100년을 맞는 2018년이 적절하다고 내다봤다.

강화도에서는 올해 문화재청의 잠정목록 등재를 목표로 해양관방유적에 초점을 맞춰 삼별초유적의 세계문화유산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삼별초의 역순로인 제주 항파두성–진도 용장성-강화도 중성으로 이어지는 ‘고려 해양 삼별초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의지가 표출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