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매입 절실한 탐라대 부지
최근 우리나라 고등교육 정책은 대학 입학정원의 감축 등 강력한 구조개혁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피해갈 수 없는 구조개혁의 칼날 앞에서 전국의 모든 대학들은 자구노력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대학 현실이다. 제주국제대학교 또한 교육부 구조개혁 정책의 일환으로 종전 탐라대학교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이 통폐합, 제주국제대로 2012년 3월 새롭게 출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어떤 조직이든 위기를 맞이하면 갈등과 분열의 양상을 보이다가 위기가 기회로 전환되는 계기가 생기면, 단합이 잘 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제주국제대학교도 그동안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 노정됐던 갈등과 분열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적나라하게 도민 사회에 전달되면서 실망을 드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실대학 지정’에서 벗어나면서 대학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 대학도 ‘잘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고, 그 염원이 불꽃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대학은 변화나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동안 대학의 어려운 상황에도 교직원들은 교육부가 강제하는 25개의 통폐합 구조조정 과제 대부분을 이행했다.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요소인 재정확보 대책으로 2016년 1월까지 ‘탐라대 부지매각 후 매각대금 전액을 교비로 전입하라’는 마지막 행정명령 과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6월 대다수의 교수와 직원이 참석한 전체교직원회의를 통해 “전 교직원은 동원교육학원이 제주특별자치도에 탐라대 부지매입을 요청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병행해 충분한 재정능력이 있고, 교육철학이 분명한 제3자가 대학경영권을 인수하는 것도 추진한다”는 정책방향에 합의를 이뤘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학비리의 대표 사례를 제공하고 있는 김동권 전 학장과 그의 가족들을 포함하는 구 재단의 복귀에 대한 원천봉쇄를 결의했다.
이렇듯 매각이 불가피한 탐라대 부지를 제주도가 조속히 매입해 줄 것을 재차 요청 드린다. ‘2016년 1월까지’라는 교육부의 행정명령 완결과 함께, 대학 입장에서도 물리적이고 제도적인 구조조정을 2016년까지 완성해야 하는 절박함을 안고 있다.
또한 ‘제3자 경영권 인수’ 문제도 제주도의 탐라대 부지매입 여부 결정과 관계없이 충분한 논의가 가능한 채널을 개방하고 있다. 인수조건은 전체교직원회의 결의 내용의 수용이다.
제주국제대학교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총장으로서 하원마을 주민 여러분의 고마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 종전 탐라대학교는 하원마을 주민들의 전폭적인 배려와 협조 속에서 우마(牛馬)를 방목하던 땅에 인재를 키우겠다는 열망으로 유치하고, 인재양성이라는 고귀한 교육목적 달성을 위해 개교했다.
우리 대학의 존재 이유 중 하나가 하원마을 주민들의 크나큰 은혜에 기인하고 있음을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 아울러 대학에 대한 그동안의 분함이나 섭섭함도 이제 내려놓아 주십사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하원마을 주민들의 성원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제대로 된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주국제대학교는 교육부와 제주도, 그리고 하원마을 등 4주체가 힘을 합쳐 탐라대 부지문제를 비롯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것임을 말씀드린다. 우리 구성원들은 대학을 살려야 한다는 명제 아래 혼연일체로 뭉쳐 있다.
괜찮은 4년제 사립대학이 하나는 있는 것이 여러 가지로 제주도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제주국제대가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시킨 점은 대학운영을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사과드린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우리대학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지도편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