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 공방만 벌인 감귤산업 구조혁신

2015-07-22     제주매일

제주감귤산업의 구조혁신에 대해선 대부분 공감(共感)했다. 그러나 위기의 원인 및 개선 방안과 관련해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21일 도청에서 열린 감귤산업발전자문단 토론회 모습이다. 이날 모임엔 행정과 학계, 농민과 농협 등 각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노력과 함께 반드시 잘못된 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원희룡 지사의 모두(冒頭) 발언이 끝나자 각종 의견이 쏟아졌다. 현해남 제주대 교수는 “육지부에서 교육을 하면 앞자리부터 채워지는데 제주도에선 뒷자리부터 채워진다”며 “구조혁신도 중요하지만 감귤농가들의 마음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서귀포농협공선회장은 “가공용 보조금은 농민이 먼저 요구한 게 아니라 행정 및 농협이 선거를 위해 선심(善心)을 쓰다 보니 농민들이 빠져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민들을 유혹한 행정과 농협부터 먼저 쇄신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제주도의 구조혁신 방안과 관련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송대수 전농제주도연맹 전 의장은 “행정과 학계에서 농민들의 의식문제를 이야기 하는데 고품질 브랜드를 모르는 농민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과연 고품질 생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뭐냐, 단순히 ‘고품질’이란 용어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진정으로 농민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네 탓”만 갖고는 현재의 위기(危機)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가 지난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감귤농가에만 전가(轉嫁)해서도 안 된다. 고품질 생산의 핵심 전략은 제주자치도가 짜고, 실천은 농가의 몫으로 돌리는 것이 바른 순서인 것 같다. 보다 적극적인 소통 강화로 ‘감귤산업 구조혁신’이란 난제(難題)를 풀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