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직전 노후 전세버스 수행여행 운행 ‘비양심’

차량 연식 속여 입찰 참여
도내 버스 社 대표 등 입건

2015-07-22     김동은 기자

오래된 관광버스를 새 차처럼 연식을 속여 수학여행에 동원한 제주지역 전세버스 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일부 업체는 폐차 직전인 차량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스의 연식을 속여 운행한 혐의(공문서 등의 위조·변조 및 자동차관리법 위반)로 도내 모 전세버스 업체 대표 백모(46)씨와 등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수학여행 전세버스 운송용역 공개 전자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자동차등록증의 차량 연식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업체의 소재지를 살펴보면 부산이 18개로 가장 많았고, 제주 4개, 경남 김해 2개, 경북 경주 1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각 학교에서 수학여행 전세버스 운송용역 계약 시 자동차등록증 원본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허점을 이용했다.

신형 차량의 등록증을 복사해 연식과 최초 등록 일자를 오려내 운행 중인 구형 차량에 붙이거나 아예 차량 번호 자체를 신차와 교체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보통 영업용 관광버스는 운행 거리가 많아 폐차 기준이 9년으로, 제주의 경우 ‘제주특별자치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조례’에 따라 최대 연식이 12년까지다.

하지만 도내 모 전세버스 업체 대표인 백씨는 연식이 1998~1999년인 폐차 직전의 노후 전세버스를 수학여행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은 노후 버스를 수학여행에 동원하면 학생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며 “다른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