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계 제도개선 통과에 부쳐
환경변화 따라 궤도수정 불가피
제주다움.지역 경쟁력 제고 최선
마침내 5단계 제도개선과제를 반영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정부에 제출한 지 28개월 만이다. 이달 중으로 법률안이 공포되고 6개월 후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5단계 제도개선에는 주요과제 41건이 반영됐다. 주요내용은 우선, 지방도로 전환된 도내 일주도로 등 옛 국도노선에 대해 국가재정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낚시어선으로 스킨스쿠버 다이버 운송이 가능하게 되어 어민들의 ‘민원’이 해결됨은 물론 해양레저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초로 ‘제주의 허파’ 곶자왈에 대한 정의가 신설되고, 보호관리단체에 대한 지원근거도 마련됐다. 그리고 투자진흥지구 관리권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제주도지사로 이관되어 개발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지역경제는 한 단계 도약을 이루었다. 불과 5년 전과 비교해도 인구는 물론 관광객, 그리고 세수가 괄목하게 증가했다. 그래서 급속한 성장에 따른 궤도수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5년전 계획들이 현재의 상황과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 제주특별법의 내용들도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 특히 투자진흥지구, 카지노제도, 도시계획 및 환경분야 제도 등이 그러하다.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금처럼 제주경제가 내외적으로 전환기를 맞은 적은 없다. 더구나, 메르스 사태 이후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우리 제주의 경제체질 개선이 시급해지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첨단과학기술단지 등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이 움트고 있지만 태동단계다. 장기적 안목에서 외부경제효과가 큰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관광과 접목시키는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서비스의 질의 고급화도 과제다. 공항·항만 등 제주의 관문을 넓혀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기회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개발과 보전의 조화방안을 찾고, 제주의 자산인 환경가치를 보전하는 것이다. 이에 민선6기 도정에서는 제주의 가치를 키우기 위한 미래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지방자치 실시 20년이 되는 해이고, 내년은 특별자치도 10주년이다. 제주도가 지향하는 특별자치도의 목표와 방향도 제대로 설정되었는지 곰곰이 돌아볼 때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특별자치도·세계자연유산·국제자유도시 등 제주의 정체성과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정책수단들을 어떻게 안성맞춤으로 꿰맬 것인가 매우 중요한 ‘골든 타임’이다.
얼마 전 ‘창의성을 지휘하라’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토이 스토리(Toy story)’를 제작한 픽사 & 디즈니(Pixar and Disney) 애니메이션 사장 에드 캣멀(Ed Catmull)이 쓴 경영서다.
픽사는 가장 큰 기업가치로 솔직함(candor)을 강조하고, 구성원들이 변화하는 조직 환경에 대비할 수 있
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조직이 처해 있는 환경이 어떤 상황인지 솔직하게 말해주고, 그것을 공유하고 개척한 것이다.
우리 제주의 환경도 비슷하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자리한 어려움은 무엇인지 정의하고, 서로가 터놓고 사실에 근거해서 솔직함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는 제조업·물류업 이후의 국가생존전략을 찾아 나서고 있고, 이웃한 일본도 국가전략특구를 지정하고 외국인관광객을 위한 소비세 면세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도 제주의 차별성과 매력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6단계 제도개선과제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도민 여러분은 물론 전문가와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서 많은 관심과 의견을 주셨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다움과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