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행사로 전락한 ‘제주관광 핫세일’
제주발전연구원에 의하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한 제주지역 경제적 타격은 지난 6월 한 달만 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중에서도 숙박업 등 관광업계가 치명타(致命打)를 입었다.
‘제주관광 핫세일(Hot Sale)'은 이처럼 활력을 잃은 관광시장에 온기(溫氣)를 불어넣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시작 초부터 반쪽 행사로 전락(轉落)할 우려를 낳으며 그 효과가 의문시 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주도하는 ‘핫세일’은 각종 할인과 경품이벤트를 곁들여 오는 8월 말까지 진행된다. 현재 ‘핫세일 이벤트’엔 모두 160여 곳의 관광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숫자만 보면 그럴듯 하나 내용은 실속이 없을뿐더러 영 시원치가 않다.
실제로 이번 핫세일에 참여한 160여곳 가운데 70%에 달하는 110여곳이 관광지다. 호텔 등 숙박?외식업은 각각 20여 곳이며, 골프장과 여행사는 1곳 내외에 그치고 있다. 특히 메르스 여파로 울상을 짓던 상당수의 특급호텔은 여름성수기(盛需期)를 맞아 예약이 잇따르자 슬그머니 발을 뺀 상태다.
할인과 경품이벤트를 내세우고 있으나 그마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할인만 하더라도 기존 할인은 제외하고 추가로 이뤄지는 10% 할인부분에 대해서만 지원하는 식이다. ‘제주관광 핫세일’이란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지만 제주자치도가 관광협회에 배정한 예산은 1억원이다. 메르스로 활력(活力)을 잃은 관광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면서 지원한 예산이 고작 1억원이라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이는 나머지 돈의 경우 해당업체에 전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겪는 터에 어느 업체가 또 다른 출혈(出血)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서겠는가. 이런 이벤트라면 차라리 아니함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