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목숨 구한 의무소방원 ‘화제’
서정민 일방,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60代 관광객 살려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지난 13일 낮 12시46분.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에서 관광객 양모(60·경기)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사이 한 남성이 버스에서 내려 양씨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고는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인근 가게 상인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동부소방서 성산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3분여 간 CPR을 실시하던 이 남성은 구급차량에 함께 타 응급 처치를 보조하며 병원까지 양씨를 이송했다.
신속한 응급 처치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이 남성은 서부소방서 한림119센터 소속 의무소방원인 서정민(24) 일방이었다.
서 일방은 소방관서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의무소방원으로, 지난 2월 군 입대해 군사 교육과 소방 교육을 마치고 4월 한림119센터에 배치받은 신참이다.
당시 서 일방은 정기외박 마지막 날이었고, 성산일출봉 등을 관광한 뒤 부대에 복귀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는 길이었다.
서 일방의 CPR을 받은 양씨는 구급차량에서 의식을 회복해 현재는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대원들을 만나고 싶다는 양씨의 바람에 따라 지난 15일 서 일방을 비롯해 현장에 출동했던 성산119센터 구급대원들이 그의 병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양씨는 “생명을 구해준 구급대원, 특히 최초 응급 처치를 실시해 준 서 일방에게 정말 고맙다”며 “CPR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서 일방은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창밖을 보니 한 남성이 쓰러져 있어 바로 CPR을 실시했다”며 “부대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보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 중요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최초 발견자의 신속한 응급 처치와 구급차량 5분 이내 현장 도착 등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한 골든타임이 확보된 우수 사례”라며 “서 일방에 대해 하트세이버 표창 수여와 함께 포상휴가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