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위축된 제주관광 기지개 켜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직격탄(直擊彈)을 맞았던 지역경제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줄줄이 멈춰 섰던 중국 직항노선 재운항이 예고되면서 외래 관광시장을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중국 춘추항공이 이달 들어 제주~석가장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사천항공 또한 제주~청두 노선을 오는 13일부터 주 3회(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하문항공 역시 샤먼과 푸조우 노선에 대해 운항 재개 계획을 세우는 등 외래시장 회복 분위기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한 피해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慘事)’ 여파를 훨씬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중심엔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메르스 공포가 절정을 이룬 지난 6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3만5419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2.4%가 감소한 것.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3.5% 늘었으나 외국인 관광객은 무려 48.9%나 급감(急減)한 16만여명에 머물렀다. ‘세월호 참사’ 때와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외래 관광객 감소는 제주관광에 치명타(致命打)를 가했다. 그 파장은 관광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전반에도 그야말로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직항노선 재개는 ‘가뭄에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엔 제주도관광협회의 민·관 합동 마케팅과 항공사 및 면세점업계의 대규모 팸투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제주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범도민 추진위’가 출범한 것도 도민 역량을 결집해 메르스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일 터다.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제주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구호나 결의대회 등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외 관광시장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도 그 범주에 속한다.
특히 ‘메르스 공포(恐怖)’는 질병 그 자체보다 ‘심리적 위축’에 기인하는 바 크다. 이점 명심하여 관광객과 도민들의 ‘위축된 마음’을 풀어주는데도 가일층의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