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괭생이모자반의 재탄생
김매자씨 요리연구통해 무침반찬으로 ‘탈바꿈’
“간이 잘배여 있어 깔끔하다…비리지 않다” 호응
중국 해안에서 무더기로 몰려와 처리난을 겪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이 식용으로 활용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제주시 도두동에 위치한 식당 도두해녀의집. 김치, 마늘장아찌, 멸치볶음과 함께 고소한 향을 풍기는 무침 반찬이 손님상에 놓였다. ‘괭생이모자반 무침’이다.
업주 김매자(61·여) 씨는 지난 1월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연안으로 대량 유입되자 참모자반(몸)을 사용한 국과 무침을 떠올렸다. 그는 도두어촌계 소속 해녀들에게 괭생이모자반을 조금씩 얻어가면서 요리를 연구했다.
참모자반과 맛이 비슷한 것을 확인한 김씨는 괭생이모자반 약 1t을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괭생이모자반 무침’을 손님상에 내놓았다.
괭생이 모자반 무침의 요리법은 간단하다. 사전에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고 데친 괭생이 모자반을 양념장에 버무리면 완성된다.
김 씨는 “처음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연안에 대량 유입돼 시끌벅적 했을 때,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으로서 ‘몸’처럼 먹을 수는 없는지를 먼저 생각했다”며 “살짝 데쳐서 먹어봤더니 맛있었다. 이후 양념장을 연구하면서 반찬으로 탈바꿈 시켰다”고 밝혔다.
괭생이모자반 무침에 대한 손님들의 호응도는 높았다.
노재연(46·여·서울시)씨는 “간이 잘 배여있어 맛이 깔끔하다”며 “다른 반찬보다 손이 더 많이 간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마리 노아(Mary noah·20·여)씨도 “외관상 비린 맛이 날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놀랍다”고 평가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1만2000여t이다.
이를 수거·처리하기 위해 투입된 예산만 예비비 5억원, 정부 특별교부세 5억원 등 모두 10억원에 달한다.
현재 괭생이모자반은 잎이 유연한 것들만 식용이 가능하며, 제주도가 수거·처리한 양 중 약 절반이 이에 해당한다. 앞으로도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연안에 유입될 것을 감안한다면, 나머지를 활용할만한 방안을 신속히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괭생이모자반은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 이미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전복사료나 퇴비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빠른 시일 내 괭생이모자반 활용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