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안아주지 못해 미안”
여성장애인 출산-양육 관련 토크콘서트 열려
“아이를 양육하면서 쉬운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파도 안아주지 못한 점은 평생 미안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 소속 여성장애인 자조모임 '띠앗'회장 장기자)은 1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개최한 ‘장애인의 임신·출산·양육·공감 토크 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이 토로했다. 이날 5명의 장애인은 아기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 어려운 점 등을 털어놓았다.
지체장애인이자 19살이 된 아들을 두고 있는 김미현씨는 “남편은 비장애인이지만, 일을 나갔기 때문에 양육은 나의 몫 이었다”며 “겨우 기어 다니면서 아기를 돌봤지만, 너무 힘들 땐 결혼을 후회하기도 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김씨는 “아기가 아파도 안아주지 못하고, 업어주지도 못했던 게 가장 미안하다”며 “그 당시에 활동보조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더 어렵게 아기를 돌본 것 같다”고 말했다.
척수장애인 이준협씨는 “시험관아기를 갖기 위해 도내 안 가본 난임전문병원이 없다”며 “하지만 검사 종류에 따라 병원이 다른 등 원스톱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 년간의 노력 끝에, 지금은 11개월 된 아들이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출산장려정책은 여성 위주여서, 남성인 경우 혜택이 적다. 남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출산과 관련된 정책이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명의 자녀를 둔 청각장애인 양선영씨는 “남편도 듣지를 못하기 때문에 아기를 돌보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면서 “아기가 아파서 울고 있어도 듣지 못하기 때문에, 밤을 샌 게 하루이틀이 아니었다”며 10여년전 기억을 회상했다.
또 “아이들에게도 미안하지만, 나를 대신해 준 친정엄마에게 가장 죄송하다”면서 “다행히도 아이들이 밝게 자라줘서 기쁘다”고 전했다.
지적장애인이자 부부인 부혁준·이정순씨는 “올해부터 지적장애 3급 이상은 활동지원비를 못받는다”며 “이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도 못받게 됐다”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