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나무 심으라고 해놓고 관리 ‘엉망’
서귀포시, 혁신도시 식수지 3월 조성후 잡초 덮인채 방치
“아이들과 함께 심었던 결혼·출산 기념식수를 보기 위해 찾았는데 기념식수보다 높게 자란 잡풀 때문에 물도 못 주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네요.”
1일 김모씨(34·여)는 두 아들과 함께 결혼·출산 등 추억의 나무 심기를 했던 장소를 찾았다가 오히려 두 아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자녀들과 함께 산책을 나선 김에 지난 3월 심었던 황칠나무에 물도 주고 기념사진도 찍으려고 했지만 황칠나무보다 높게 자란 잡풀로 다가가지도 못한 채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다가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귀포시가 결혼·출산 등 추억의 나무 심기에 대한 후속 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귀포시 대륜동 제주혁신도시 내 시설 녹지 현장을 확인한 결과 황칠나무와 감나무, 배롱나무, 산딸나무 등 식재된 기념식수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자녀의 고사리손을 꼭 잡고 출산·결혼 기념식수를 심은 이들의 마음을 외면하는 듯, 잡풀이 기념식수만큼 자라있는 등 제대로 관리가 안 돼 있었다. 이곳에는 현을생 서귀포시장의 기념식수도 심어졌다.
이 때문에 서귀포시는 기념식수 식재 행사를 통해 자발적인 나무심기와 결혼·출산의 기쁨을 오랫동안 기념하려했지만 관리를 제대로 안 해 반감을 사고 있다.
김씨는 “기념식수를 심으면 그만이라는 것이 행사를 추진했던 이들의 마음 같아서 안타깝다”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남편과 함께 와서 풀베기라도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현장을 바로 확인해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풀베기 작업 등 환경정비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