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단에 농작물 ‘논란’
한경면 고산리 마을 내 화단
상추·깻잎·양배추 등 심어져
주민들 입장 이견‘시끌시끌’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설치된 마을 화단에 농작물이 심어져 논란이다.
29일 제주시 한경면 고산오거리 인근 마을길. 인도 위에 가로수 대신 화단이 만들어져 있었다.
화단에는 향나무와 소나무를 중심으로 철쭉, 해바라기, 가자니아 등 꽃이 심어져 있었다.
이 화단은 한경면이 마을 안길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를 넓히면서 기존 가로수를 제거하고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마을 주민들이 이 화단에 농작물을 심으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 화단에는 기존에 심어진 꽃 사이로 다 익은 콩이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다른 화단에는 상추, 깻잎 등이 자라 있었다.
특히 모 횟집 앞 화단에는 양배추 7포기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수확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 속잎이 대부분 썩어 있었다.
고산리 주민 성모 씨는 제주시청 인터넷 신문고에 올린 글을 통해 “평소 화단에 심어진 꽃을 보면서 기분전환을 하는데, 언젠가부터 농작물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며 “농작물 사이에서 제대로 쉬지도, 크지도 못하는 꽃들이 너무나 애처롭다”고 토로했다.
반면 김모(59)씨는 “일부 마을 어르신들이 화단에 심어진 꽃 사이 빈 땅을 놀게 하지 않기 위해 농작물을 심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농작물을 제외하고는 미관도 크게 해치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경면 관계자는 “마을 화단에 농작물이 심어졌다고 해서 이를 강제적으로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썩어서 도로 미관을 해치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일부 농작물은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