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어린이집 못 보내겠어요”
제주 방문객 메르스 확진 판정 후
자녀 등원시키지 않는 사례 속출
현장 학습·행사 연기 요청 잇따라
네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강모(34·여·제주시 노형동)는 남편과 상의한 끝에 당분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며칠 전 가족과 함께 제주 관광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환자가 제주를 여행하면서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서귀포시 남원읍의 코코몽에코파크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부터 이 같은 우려는 극에 달하고 있다.
강씨는 “지인 몇몇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며 “마음이 불안한 것보다 차라리 안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제주를 방문했던 관광객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학부모들이 영유아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환자가 확진 판정 이전에 제주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확인된 뒤 어린이집 등원을 꺼리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 A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 3명은 메르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집에서 돌보겠다는 부모의 의사에 따라 지난 19일 등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어린이집을 보내더라도 현장 학습이나 행사 등의 취소나 연기를 요청하는 학부모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141번 환자가 키즈테마파크인 제주코코몽에코파크를 방문했던 지난 7일은 일요일인 데다 날씨가 좋아 많은 어린이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어린이집에 해당 키즈테마파크 이용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시어린이집연합회는 메르스 확진 환자 주요 동선을 다녀오거나 발열 등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신고 바란다는 단체 문자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아직 제주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현장 학습이나 행사 등을 취소하는 어린이집이 늘어나고 있다”며 “메르스 예방을 위해 어린이집에 외부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