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입구로 밀린 제주상품
롯데면세점 지역상생 ‘옹색’
롯데면세점이 지난 19일 제주시 연동 롯데시티호텔로 이전해 공식 개점한 가운데 3층에 마련한 제주 특산품 전용관 ‘제주다루’ 입점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상생 모델로 내세우며 제주특산품 전용관을 마련했지만 정작 면세점 3층 구석에 위치해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매장 면적도 고객 휴식공간 등을 빼고 나면 판매직원들이 서 있을 공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19일 제주시 연동에 있는 롯데시티호텔에서 개점식을 갖고 본격적인 고객유치에 나섰다.
면세점 기존보다 약 2.5배 커진 6612㎡(1~3층) 규모로 불가리, 티파니 등 해외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를 비롯해 총 27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70여개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한 화장품 전문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1935㎡(약 585평)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전용 공간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중소중견기업 전용공간 한쪽 구석인 화장실 입구에 마련한 ‘제주다루’다. ‘제주다루’는 130㎡ 크기로 제주지역 26개 특산품 판매업체가 입점해 자색고구마, 녹차, 감귤, 마유 등 제주 특산품으로 만든 차와 발효주,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26개 입점 업체별로 배정된 공간은 진열장 2칸 내지 4칸 정도에 불과했다. 직원들이 서 있을 공간도 없는데다 고객 휴식공간에 제주에서 제작한 단편영화를 상영하다 보니 조명이 어두운데다 설치한 대형 스크린이 진열 제품까지 가리는 실정이다.
모 입점업체 관계자는 “매출의 50% 안팎을 면세점이 가져가는 구조에서 위치가 위치이다보니 매장을 둘러보는 고객도 없어 직원 월급 주기도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3개월여 후 한쪽 벽을 허무는 등의 방법으로 매장 규모를 넓혀 주겠다고 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철수를 검토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혼디 손심엉 도민과 함께하겠다’는 롯데의 구호가 공허하게 들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