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상권의 ‘골리앗’하나로마트
농산물 매출 절반 불과
공산가공품 판매 치중
일반 대형마트로 변질
제주시농협의 노형 하나로유통센터에 대한 지역상권의 반발이 본격화된 가운데 도내 농협 하나로마트의 매출이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골목상권의 ‘골리앗’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농산물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나로마트가 사실상 일반 대형마트로 변질돼 설립 취지가 상당부분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는 모두 41곳에 이른다.
이들 하나로마트의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지역내 유통업계를 장악, 골목상권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도내 농협 하나로마트의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186억7600만원에 이른다. 당초 계획했던 3383억6500만원에는 못 미쳤지만 전년과 견줘서는 3.0% 증가했다.
농협별로는 제주시농협이 전년보다 0.9% 줄어든 1006억5700만원으로 단연 1위를 지켰다.
이어 하귀(411억9800원), 한림(196억300만원), 중문(180억5700만원), 성산일출봉(154억4700만원), 제주축협(136억300만원), 함덕(131억2600만원), 애월(128억7100만원), 구좌(124억1000만원), 표선(120억4200만원), 남원(108억4800만원) 등이 100억원을 넘고 있다.
도내 하나로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2009~2013년 연평균 9.9%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 하나로마트가 개장 취지인 농산물 판매보다는 가공품 등 공산품 매출에 치중하면서 ‘땅 짚고 헤엄치는’ 손쉬운 방법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도내 하나로마트의 매출액은 1212억이다. 이 가운데 순수 농축수산물은 555억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8%에 그친다. 읍면지역 하나로마트의 경우 상당수가 생활용품 매출이 농축수산물 매출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읍면지역의 골목상권은 사실상 하나로마트가 장악하는 수순을 밟는다. 최근 하나로마트 설립 과정에서 지역상권의 반발이 거센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제주시농협의 노형 하나로유통센터가 농산물직매장으로 운영하겠다던 2층 매장을 일반 생활용품 매장으로 변칙 개장, 골목상권의 반발을 초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내 유통업계에서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농산물 판매라는 본연의 취지에 걸맞은 영업을 해야 한다”면서 “지역상권을 붕괴시키는 악역을 해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