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예절
옛말에 집을 하나 지으면 폭삭 늙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집을 건축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집이 주는 재산적 가치도 크려니와 평생 살면서 늘그막에 난생처음 자기 집을 짓는 것에 대한 애착 때문에 목수들에게 이것저것을 주문해 보지만 건축을 맡은 목수들이 건축주의 말을 무시하는데서 비롯된 우스갯소리 일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다.
10년 전 업무 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일본의 출장지역 시내를 누비면서 자연스레 건축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한마디로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네처럼 좁은 대지에서 공사를 하면서도 도로변 울타리 밖은 수시로 인부들이 물로 청소를 할뿐만 아니라 도무지 안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간도 안 되게 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아 역시’ 하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어떤가?
건축허가를 받고 막상 공사를 진행하려 하면 행정기관 건축 인허가 부서의 전화에는 불이 난다. 옆집에서 공사를 하는데 먼지가 날리고 소음이 심해서 도무지 살수가 없으니 공사를 중단시키던지 어떤 조치를 취해달라는 항의성 민원전화가 빗발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불편함을 느껴 민원을 제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다소 억지성 민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말에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다. 원인 제공자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건축예절을 지켜야 한다. 집을 짓는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내 집을 갖고 싶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집을 짓는 것은 곤란하다.
제주도는 1000만 관광객이 오고가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도시다. 많은 사람들이 천혜의 자연 경관을 즐길 뿐만 아니라 필자가 10년 전 이웃나라에서 봤듯이 건축하는 모습도 보고 간다. 그들의 뇌리에 제주도가 선진 건축도시라는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건축예절을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