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우스감귤 ‘내우외환’ 가격 고전
상품성 높지만 출하량 늘어 도매시장 경락가 14% ↓
포도·체리 등 FTA 관세 인하 업은 수입과일 공세 영향
올해산 하우스감귤 가격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하량이 예년에 비해 많고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관세가 낮아진 수입과일의 시장 공세가 본격화된 데 따른 영향이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사)제주감귤연합회(회장 김성언 효동농협 조합장) 등에 따르면 제주산 올해 하우스감귤의 지난달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당 7170원으로 작년 이맘때 보다 13% 안팎 떨어졌다.
생산량이 늘면서 출하량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26%나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하우스감귤 생산량은 2만2015t으로 작년보다는 2.1%, 재작년에 비해서는 12.6% 증가할 것으로 감귤연합회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일 현재 올해산 하우스감귤의 평균 경락가는 상품 3㎏ 기준 2만745원이다. 작년 2만4156원과 견주면 14.1% 낮은 수준이다. 지난 주말인 5일 평균 경락가는 1만7900으로 작년 같은 날보다 17.9%나 하락했다.
올해 하우스감귤 경락가는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2만원을 웃돌았다. 그러나 출하량이 늘면서 지난달 30일 1만8000원으로 2만원선이 무너진 후 지난 1일 1만9300원, 2일 1만8800원, 3일 1만8100원, 4일 1만8700원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1만8000원선도 유지하지 못해 1만7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하우스감귤 가격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생산량 증가라는 내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다양한 수입 과일의 거센 공세도 탓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진 데다 FTA 등으로 인한 무관세 효과가 본격 가시화되면서 수입과일이 국내시장 잠식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최대 유통 업체인 이마트의 올해 봄철(3~5월) 인기 과일 순위를 보면 대부분 수입과일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포도와 바나나, 오렌지, 체리 등이 과일 매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감귤은 9위에 겨우 턱걸이를 했다. 토마토와 참외, 수박, 사과, 딸기 등에 밀려 국내산 과일 가운데 가장 낮았다.
포도는 2012년부터 이마트의 봄철 수입과일 매출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바나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칠레산 포도는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2004년 8320t이 수입됐지만 10년 만인 작년에는 무려 5배가 넘는 4만7030t이 국내 시장에 풀렸다.
체리의 시장 잠식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체리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산 체리는 한·미 FTA 발효 이후 2012년부터 관세가 없어지면서 가격이 하락,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체리가 4위를 차지한 가운데 인기과일 상위권을 바나나, 포도, 오렌지, 망고, 키위, 파인애플, 자몽, 블루베리, 레몬 등 수입과일이 완전 장악했다.
제주감귤을 비롯해 사과와 수박 등은 10위권 밖으로 처졌다.
농경연은 이런 영향 등으로 6월 하우스감귤도 품질은 좋지만 가격은 낮을 것으로 내다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