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오후 3시의 행복
아침 6시. “얘들아, 일어나야지!”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나는 아침을 준비 하며 소망의집의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과 다이어리에 적어 놓은 스케줄 대로 움직인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을 맞이하는 변덕스런 날씨다.
짧은 시간에 일을 많이 한 것 같아 시계를 보니, “어, 오후 3시밖에 안되었구나!”
혼자 웃음이 나온다. 하루 일과의 나른함을 뒤로 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잠시 차 한잔을 하며 여러 가지 생각들에 잠긴다. 지금 내 인생의 시간은 몇시일까? 그렇다 내가 살아 온 것은 기지도 짧지도 않은 오후 3시 만큼의 시간이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후회하는 일도 많았지만 행복과 보람 있는 일들도 많았다. 내 딸이 정신지체 장애인이기에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었고 복지사의 삶을 살고 싶었다. 사회복지사가 되었을 때 내 아이를 다른 시설에 보내며 다른 부모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내 딸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며 여러 선생님들의 사랑 속에 자라고 있는 내 아이를 보며 자랑스러웠고 내게 주어진 사명에 감사한 마음으로 장애인을 섬겨 주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오후 3시 만큼의 내 인생의 나이 56세.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는데 지금의 내 나이도 내 인생도 아름답다. 내 아이가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시고 사회복지사의 이정선이라는 이름을 주시기 위한 것임을 늘 고백한다.
내 인생의 시계가 12시에 이를 때 까지 나는 늘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까?
얼 만큼의 일을 할까? 늘 고민하며 살고 싶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이 아이들이 행복하면 누군가의 사랑에 내 아이도 분명 환한 웃음을 짓고 있으리라…
부모의 마음으로 이 아이들을 사랑해야지. 내가 꼭 해야 할일이기에 내게 맡겨진 아이들도, 사회복지사의 삶마저도 사랑해 버리자고 다짐하는 오늘이 무척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이 정 선<한림소망의 집 공동생활가정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