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수보다 나누려는 마음이 중요”

아름다운 기부 행복한 제주 <34>
장기철 착한택시 기사

2015-06-02     윤승빈 기자

‘나눔’ 실천에 앞장서는 택시가 있다. 바로 ‘착한 택시’다. 장기철(47) 씨는 그런 착한택시 기사다.

‘착한택시’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고 있는 ‘착한가게 캠페인’의 한 형태다,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기부한다. 도내에는 현재 5대의 착한택시가 있다. 장 씨는 5번째로 ‘착한택시’에 가입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 출신인 그는 택시 기사를 하기 ‘발 마사지사’로 활동했다. 장 씨는 1998년 발 마사지 업소를 열고 생계를 꾸렸다. 이때 처음 봉사활동을 접하면서 ‘나눔’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장 씨는 “우연히 업계 종사자들과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갔다”며 “발 마사지를 받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눔’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0년 교통사고로 인해 후유 장애를 겪d면서 발 마사지 업소 운영을 접었다. 장씨는 1여년간의 재활치료를 거친 후 여러 가지 일을 했다.

2005년에는 택시기사 자격증을 취득, 택시를 몰다 벌이가 시원치 않자 곧 그만뒀다. 다른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개인회사에 취업했지만 그만두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2013년 택시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장 씨는 “나이가 드니 새로 사업을 시작하기도 부담되고, 새 직장도 얻기 힘들어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택시기사로 복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전하던 중 ‘착한가게’ 스티커가 붙여진 가게가 눈에 띄었는데, 택시를 하면서도 ‘나눔’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랑의열매 모금함을 설치하자 일부 손님들은 거스름돈을 넣고, 택시비와는 별도로 지폐를 따로 꺼내 넣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착한 손님’만 ‘착한 택시’에 타는 것은 아니었다. 술에 취해 모금함을 통째로 떼 가려고 하는 손님들이 있는가 하면, 아예 부숴버리는 이도 있었다. 결국 장 씨는 지난 2월 모금함을 제거하고, 직접 기부로 전환했다.

장 씨는 “손님들에게 착한 택시를 소개하다 보면 ‘한 푼 두 푼 모아서 기부를 할 수 있느냐’고 묻곤 한다”며 “물론 한번에 수천만~수억원을 기부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동등하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요즘 동료 기사들끼리 모일 때마다 착한택시 얘기를 꺼낸다”며 “제주에 택시가 참 많은데 이들 중 일부만 캠페인에 동참해도 나눔 문화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